후보 추천 나선 BNK 관리형 직무대행, 부산은행 차기 변수?
정성재 BNK 금융지주 일시대표
예상과 달리 행장 후보 추천권 행사
빈대인 회장 내정자 의중 담긴 듯
빈 회장 측근 3인방 약진 가능성도
아직까지 판세 예단하기엔 일러
BNK부산은행 최고경영자 후보군(롱리스트)이 9일 확정된 가운데 BNK금융지주가 처음으로 추천권 행사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권에서는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란 관측에 무게를 싣는다. 그럼에도 여전히 판세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빈심’(빈 내정자 의중)이 아직 어느 한 쪽에 기울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부산은행은 최고경영자(CEO) 경영승계 규정을 통해 지주 사내이사와 부사장, 부산은행 사내이사와 업무집행책임자, 계열사 대표 등을 CEO 당연 후보군에 포함시킨다. 이에 강상길 부산은행 부행장, 김병영 BNK투자증권 대표, 김상윤 BNK벤처투자 대표, 김성주 BNK신용정보 대표, 김영문 BNK시스템 대표, 명형국 BNK저축은행 대표, 성경식 BNK금융지주 부사장, 안감찬 부산은행장,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 이윤학 BNK자산운용 대표, 최홍영 경남은행장 등 11명의 당연 후보 간 경쟁이 예상됐다.
하지만 회장 직무대행인 정성재 BNK금융지주 일시대표가 ‘최고경영자 후보자는 이사회에서 승인된 최고경영자 승계 계획에 의거해 퇴직자를 포함한 그룹 임원 중 회장이 추천하는 자를 후보군으로 선정할 수 있다’는 규정을 근거로 강문성 전무(그룹감사부문장), 곽위열 전 전무, 구교성 전무(그룹경영지원부문장), 방성빈 전 전무, 손강 전무(그룹자산관리부문장), 정성재 일시대표, 최우형 전무(그룹D-IT부문장)를 후보군에 추가했다.
그간 금융권에서는 정 일시대표의 추천권 행사 가능성을 낮게 예상했다. 부산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지주 회장이 후보를 직접 추천한 사례는 한 번도 없었던데다 정 일시대표 체제는 차기 회장 취임까지 안정적인 상태로 이임하는 관리형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정 일시대표의 이 같은 선택은 빈 내정자의 의지라는 게 중론으로 여겨진다.
특히 ‘빈대인 사람’으로 알려진 손강 전무, 곽위열·방성빈 전 전무가 후보로 참여하면서 이 같은 전망에 더욱 힘이 실린다. 여기다 최근 감독당국이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도 이들 3명 후보의 약진 관측에 한몫한다. 연임 가능성이 낮아진 만큼 빈 내정자가 취임 초반 자신만의 정책을 펼치기 위해 측근을 전면 배치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BNK 내부에선 정 일시대표의 선임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정 일시대표는 지난해 김지완 전 회장 사임 후 BNK금융지주 최고경영자 직무대행을 맡아 안정적으로 그룹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빈 내정자가 조직 안정을 위해 정 일시대표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아직 속단하긴 이르다는 것이 중론이다. BNK금융그룹 내부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빈 내정자가 BNK를 떠난 기간이 2년 정도 되는 만큼 아직은 업무 파악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참모 그룹도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빈 내정자 측 인사로 분류되는 이들에 대한 어떠한 신호도 아직 전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특정 인사에 힘을 실어 주진 않고 있으나 추후 선임 과정에서 한쪽의 손을 들어줄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편 BNK경남은행과 BNK캐피탈 임추위도 이날 후보군을 확정했다. 경남은행장 후보는 21명, BNK캐피탈 대표 후보는 22명이다. 경남은행장 후보군 가운데 내부 출신은 당연 후보에선 최홍영 경남은행장과 심종철 부행장, 추가 추천 후보 중에서는 고영준, 김영원, 예경탁 부행장보 등이다.
BNK금융지주 관계자는 “최근 BNK금융그룹 자회사 CEO의 경영승계에 관심이 큰 만큼 자회사별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공정하고 투명한 경영승계 절차가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