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대세론” 안철수 “총선 승리” 당권 경쟁 치열한 ‘수 싸움’
황교안·천하람 포함 4명
국힘 당대표 본경선 진출
김·안 양강 득표 관심 집중
지지층 결집 여론전 돌입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대표 본 경선에 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가 나란히 진출하면서 당심 견인을 위한 당권주자들의 ‘수 싸움’이 시작됐다. 본선을 한 달여 앞두고 당권주자들은 숨 가쁜 당원 대면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첨예한 여론전을 이어가며 막판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0일 당대표 후보 6명 가운데 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가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윤상현·조경태 후보는 탈락했다. 4명을 뽑는 최고위원 선거 본 경선에는 김병민·김용태·김재원·민영삼·정미경·조수진·태영호·허은아 후보가 진출했다. 1명을 선출하는 청년 최고위원 선거 본경선에는 김가람·김정식·이기인·장예찬 후보가 진출했다. 당 선관위는 예비경선 순위와 득표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결과가 공개되지 않자, 양강 구도를 이어온 김 후보와 안 후보 간 과반 득표 여부에 정치권 이목이 쏠리고 있다. 3~4위권의 천 후보와 황 후보의 최종 득표율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본 경선에서 과반 후보가 없을 경우 이들 표심이 ‘캐스팅보트’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각 후보는 남은 당권 레이스에서 각자 전략을 세우며 여론전에도 전면적으로 뛰어드는 모양새다.
‘예비 경선에서 안 후보를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고 주장하는 김 후보는 ‘대세론’을 부각하며 남은 기간 지지층을 최대한 결집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후보는 이날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당 대표는 대통령과의 호흡이 잘 맞아야 한다. 대통령과도 전화, 문자를 하고 자주 만나며 아주 긴밀하게 현안들을 얘기한다”며 윤석열 대통령과의 연을 거듭 강조했다.
김 후보의 ‘친윤’ 강조는 안 후보를 겨냥한 공세로도 풀이된다. 그는 전날에도 “현 권력과 미래 권력이 부딪치면 차마 입에 올리기도 싫은 탄핵이 우려된다”며 잠재적 대권 주자인 안 후보를 겨냥했다. 김 후보는 여론전 속에서도 당원 대면 일정에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 그는 이날 경남 사천, 남해, 하동, 창원 등 당협을 방문하며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안 후보 측은 책임 당원 6000명이 참여한 예비 경선에서 최고위원에 출마한 친윤계 현역 의원들이 대거 탈락한 점에 주목했다. 이를 근거로 84만 명에 육박하는 본 경선 당원 투표에서도 친윤계의 ‘조직표’가 힘을 못 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안 후보는 그간 대통령실과 친윤계 갈등을 빚은 ‘비윤’ 프레임에서 벗어나는 데 주력하면서도 김 후보와의 여론전을 이어가고 있다. 안 후보는 김 후보의 ‘대통령 탄핵 가능성’ 발언을 직격하며 “안철수가 그렇게 두렵냐”며 “당원들에게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싶어한 것 같은데, 오히려 공포에 사로잡혀 있는 듯 보인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총선 승리’ 메세지를 연일 강조했다. 그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당의 새로운 변화와 총선 승리 전략’을 주제로 연 정책 비전 발표회에서 총선 승리 포부를 재차 밝혔다.
‘이준석계’ 천 후보는 김 후보와 안 후보를 싸잡아 비판하며 당원들에게 존재감을 드러냈다. 천 후보는 전날 본인 페이스북에 “김 후보는 이제 급기야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담나. 당대표 선거가 급하고 지지율에 조급해도 그렇지 이게 여당의 전당대회에서 할 말이냐”며 “안 후보도 딱히 현재 권력과 맞설 것 같지도 않다”고 양강 후보를 모두 비판했다.
정통 보수 정체성을 강조하는 황 후보도 여론전에 가세했다. 황 후보는 천 후보를 겨냥, “그가 만일 당대표가 된다면 ‘이준석 시즌2’가 될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 좌파, 민주당과도 야합해 결국 나라와 당 정체성을 무너뜨리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직격했다.
한편 각 후보들은 13일부터 전국을 돌며 권역별 합동 연설회를 진행한다. 합동 연설회는 13일 제주도, 14일 부산·울산·경남, 16일 광주·전북·전남 등 내달 초까지 7차례에 걸쳐 열린다. 당대표 후보들은 오는 15일을 시작으로 4차례 방송 토론회에 참석한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