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 분노 ‘대장동 50억 클럽’부터 특검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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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부실 수사에 법원 봐주기 판결
원성 하늘 찔러 여권 인사까지 분개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사무총장과 김성환 정책위의장이 12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사무총장과 김성환 정책위의장이 12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게 나라냐?” 곽상도 전 의원이 아들이 받은 50억 퇴직금 관련 뇌물 혐의로 기소된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변호사 출신인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이 페이스북에 한탄하면서 한 말이다. 이 전 의원은 또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은 피도 안 섞였는데 경제공동체로 엮으면서 왜 곽상도 부자간은 경제공동체가 안 되느냐”고 따져 물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경제공동체 이론을 적용할 수 없었나? 초보적인 상식도 해소 못 하는 수사·재판을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을까?”라고 거들었다. 오죽하면 여권 인사들까지 나서서 이런 이야기를 하겠는가. 국민들의 원성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검찰은 곽 전 의원 뇌물에 대한 무죄 판결을 항소심에서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고 보고 항소를 제기할 방침이라고 한다. 서울중앙지검은 국민적 공분이 일자 현재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반부패수사3부 인력을 공소 유지에 추가로 투입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은 이미 신뢰를 상실했다. 검찰은 그동안 대장동 수사 과정에서 나온 ‘50억 클럽’에 대한 수사에는 손을 놓다시피 했다. 검찰은 이 가운데 유일하게 기소한 곽 전 의원마저 혐의 입증에 실패하고 말았다. 납득하기 힘든 판결이 나온 데 대해 우선적으로 책임져야 할 곳도 바로 검찰이다. 결국 이번 무죄 선고는 검찰의 부실 수사와 법원의 봐주기 판결로 검찰과 법원이 부담을 나눠지는 일종의 법조 카르텔로 볼 수밖에 없다.

근무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곽 전 의원의 아들에게 퇴직금을 50억 원이나 줬다니 너무나도 비상식적이다. 성실하게 일하는 서민과 청년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일이다. 곽 전 의원이 금품 제공을 요구했다는 녹취록까지 공개되지 않았는가. 사실상 곽 전 의원이 받은 50억 뇌물을 이대로 덮는다면 정상적인 나라가 아니다. 법원은 국민 법 감정과 크게 동떨어진 판결을 했다. 법원이 누구를 위하여 이런 판결을 내렸는지 모르겠다. 대체 국민의 분노를 어떻게 감당하려고 하는가. 검찰 수사와 사법부 판단이 특권층에게만 향하면 무뎌지니 공정과 상식을 기대하기가 어렵게 되었다.

정의당은 12일 곽상도 등 ‘대장동 개발 50억 클럽’ 비리 의혹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특별검사) 임명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특검은 수사 자체의 공정성을 기대할 수 없거나 수사가 공정하게 이뤄졌다고 볼 수 없을 때 도입하는 제도다. 또한 대한민국 검찰청의 고위 간부가 수사의 대상이 되거나, 검찰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고위공직자가 수사 대상이 됐을 때 실시한다. ‘50억 클럽’에는 곽상도 전 의원을 비롯해 권순일 전 대법관, 김수남 전 검찰총장, 박영수 전 특검, 최재경 전 민정수석 등이 거론되고 있다. 법 위에 군림하는 특권층이 이 땅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하루속히 특검을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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