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전대 호남 합동연설회

김 “어려운 광주 경제 되살릴 것”
안 “지역 출신 최고위원 두겠다”
천 상승세에 안 지지율 하락도
김·안 지지율 1위 주거니 받거니

국민의힘 황교안(왼쪽부터)·천하람·안철수·김기현 당대표 후보가 16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3·8전당대회 당대표 후보들이 16일 보수 취약지역인 광주에서 호남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며 표심 공략에 나섰다. 김기현 후보는 이날에도 ‘연포탕’(연대·포용·탕평) 정치를 펼치겠다고 강조했고, 안철수 후보는 ‘호남 인재 등용’을 강조했다. 전남 순천에서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천하람 후보는 호남 사랑의 진정성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연포탕을 잘 끓여서 국민 대통합을 이뤄 총선 압승을 약속했는데 연포탕의 고향에 왔다”며 “제가 당대표가 되면 어려운 광주 경제를 되살리고 광주지역 현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당내 민주당 DNA를 가진 사람이 많다”며 “민주당식 프레임으로 내부총질하는 걸 용납하겠느냐”고 안 후보를 비판했다.

안 후보는 “저는 호남에서 승리를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며 “당대표가 되면 호남지역 출신 지명직 최고위원을 두겠다”고 밝혔다. 이어 안 후보는 “민주화 운동의 핵심은 국가와 나라를 위한 헌신에 있다”며 “저 역시 ‘헌신’을 삶의 기준으로 삼아왔다”고 민주화 운동과 자신 삶의 공통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이날에도 총선 승리를 강조하면서 “당대표직을 대권 발판으로 삼을 생각도 없고 총선에 승리하면 바로 당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천 후보는 “호남 사람들을 이용해서 본인 입지를 강화하려는 정치 모리배들의 놀이터가 돼선 안 된다”며 “호남 당원들, 당협위원장들을 들러리로 세우지 않고, 스포트라이트를 강하게 비추겠다. 호남지역이 국민의힘의 중심으로 향할 수 있도록 애쓰겠다”고 밝혔고, 황교안 후보는 “좌파 정권에 뺏기면 우리나라는 공산화된다”며 ‘정통 보수’를 강조하면서 “호남에 3명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세워내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황교안·천하람·안철수·김기현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16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 합동연설회에서 인사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와 관련, 본선 레이스 초반인 당대표 선거의 경우, ‘비윤 선명성’을 앞세운 천 후보가 최근 상승세를 보이면서 지지층이 일부 겹치는 안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윤 대통령과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사이에서 ‘거리 조절’을 하는 안 후보 측의 ‘중도’ 전략에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피플네트웍스리서치(PNR)가 폴리뉴스 의뢰로 지난 14~15일 남녀 3003명 중 국민의힘 지지층 1387명(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6%포인트)을 대상으로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김기현(41.2%), 안철수(24.6%), 천하람(13.4%), 황교안(12.6%) 후보 순으로 집계됐다. 가상 양자 대결에서는 김 후보가 50.8%로 과반을 넘어 38.1%인 안 후보를 앞섰다. 전체 응답자 대상 조사에서는 천 후보가 24.1%로 1위를 차지했고 이어 안철수(23.5%), 김기현(22.1%), 황교안(8.1%) 후보 등의 순이었다.

데일리안·여론조사공정 조사(13∼14일, 국민의힘 지지층 492명,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서도 김 후보 지지율이 44.2%, 안 후보 29.3%로 김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직전 조사(2월 1주차)보다 김 후보는 5.7%포인트 늘어난 반면, 안 후보 지지도는 8.5%포인트 하락했다. 이어 천 후보가 13.2%, 황 후보가 7.2%로 뒤를 이었다.

반면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조사(13∼15일, 국민의힘 지지층 395명,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9%)에서는 안 후보가 30%로 김 후보(26%)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고, 가상 양자 대결에서도 안 후보 43%, 김 후보 39%로 각각 집계돼 아직 대세론을 언급하기에는 일러 보인다.

이에 따라 김·안 후보의 선두권 다툼도 한층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양측은 전날 TV토론에서 안 후보의 ‘총선 승리 후 당대표 사퇴’ 발언과 김 후보의 ‘울산 KTX 역세권 노선변경’ 의혹을 부각하며 난타전을 벌였다. 김 후보는 이날 MBC 라디오에서 안 후보의 발언을 두고 “공천을 다 마쳤고 선거를 다 마쳤는데 계속 대표를 할 필요가 없으니까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라고 직격했고, 김 후보 캠프에서는 “당대표직도 가다 말고 ‘철수’할 생각인가”이냐며 안 후보의 과거 ‘철수 정치’ 이미지를 재생했다.

반면 안 후보는 이날 한 인터뷰에서 김 후보의 울산 땅투기 의혹에 “제대로 해명이 안 되면 아마도 다음 선거를 치르지 못할 정도로 공격을 받을 것”이라며 김 후보 측의 성실한 해명을 촉구했다. 안 후보 캠프도 “의혹이 사실이라면 황 후보가 제기한 것처럼 후보직을 사퇴해야 할 정도의 사안”이라고 심각성을 부각했다. 한편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