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도, 시차도 승리 향한 열정에 녹아내렸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
16일 애리조나 투손서 첫 훈련
눈 내리는 영하 날씨도 ‘거뜬’
이 감독 “모두 몸 잘 만들어 와”
KBO, 사기 진작 포상금 내걸어
4강 진출 3억·우승 땐 10억 원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20일 앞으로 다가온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첫 경기 승리를 위한 맹훈련에 돌입했다. 선수단은 ‘4강 진출’이라는 목표를 향해 추위도, 시차도 정신력으로 극복하며 승리를 향한 열망을 끌어올리고 있다.
16일(한국시간) 한국 대표팀 숙소와 훈련장이 마련된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는 눈이 내렸다. 사막에 둘러싸인 애리조나는 겨울철 날씨가 따뜻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구단을 포함한 여러 프로스포츠 팀이 겨울 훈련지로 많이 찾는 곳이다. 하지만 최근 애리조나주 일대는 이른 아침과 저녁에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등 이상 기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팀은 훈련 첫날부터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맞이했지만, 추위 속에서도 16일 예정된 모든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대표팀은 예정된 훈련 시작 시간보다 한 시간가량 늦은 오전 10시에 훈련에 들어갔다. 다행히 훈련 시간동안 투손 지역 날씨는 평년 기온을 되찾았다.
미국에서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던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와 박병호·강백호(이상 KT 위즈)는 가장 먼저 야구장에 도착해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 실내 훈련장에서 근력 강화 훈련과 타격 훈련을 하며 체온을 끌어올렸다. 나머지 선수들은 숙소에서 단체 버스를 타고 훈련장에 도착해 가벼운 컨디셔닝 훈련으로 첫 공식 훈련을 소화했다.
전날 15일 장거리 항공편을 타고 투손에 도착한 투수 김원중·박세웅(이상 롯데 자이언츠)은 컨디셔닝 훈련과 함께 가볍게 캐치볼을 하며 몸 상태를 점검했다. 내·외야 선수들은 배팅·수비 훈련을 모두 실시했다.
첫 공식 훈련을 지켜본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의 컨디션에 만족스러워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각자의 소속 구단에서 몸을 잘 만들어 왔다”며 “투수들의 컨디션 회복 속도는 약간 더딘 것 같지만, 야수들의 움직임은 아주 좋다”고 밝혔다.
대표팀은 훈련 이틀째인 17일 오전 5시(현지시간 16일 오후 1시)에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NC 다이노스와 첫 평가전을 치른다. 이날 경기에는 김광현(SSG 랜더스)과 고영표(KT 위즈)를 포함한 투수 4명이 마운드에 오를 예정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대표팀 선수들의 컨디션 회복과 건강 유지를 위해 오는 27일까지 진행되는 미국 전지훈련 기간 동안 모든 식사를 한식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KBO 사무국은 선수와 코치들에게 힘을 주고자 대행 업체를 통해 미국에 거주하는 한식 조리 요원과 계약했다. KBO는 미국에서 진행됐던 2009 WBC 당시에도 한식 조리사를 고용해 한식 식사를 제공했다.
KBO는 주방 사용이 가능한 리조트를 대표팀 공식 숙소로 지정했다. 선수들은 아침과 저녁은 리조트에서 먹고, 점심 식사는 리조트에서 조리된 한식을 야구장에 마련된 임시 식당으로 배달 받아 해결할 예정이다.
KBO는 선수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선수들에게 이번 WBC 대회 최종 성적에 따른 포상금도 내걸었다. KBO는 이번 대회 포상금으로 우승 10억 원, 준우승 7억 원, 4강 진출 3억 원을 내걸었다. WBC 성적에 따른 상금도 있다. KBO에 따르면 올해 WBC 총상금은 1440만 달러(약 185억 6000만 원)이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 목표인 4강 진출에 성공할 경우 총 120만 달러(약 15억 원)를 WBC 조직위원회로부터 받는다. 일본을 제치고 1라운드에서 B조 1위로 2라운드에 진출할 경우 30만 달러를 더 받게 돼 최대 150만 달러(약 19억 2600만 원)를 받을 수 있다.
야구대표팀은 4강 진출 목표를 이루면 120만~150만 달러의 상금과 KBO 포상금을 더해 22억 원이 넘는 돈을 받게 된다. WBC 상금은 조직위의 규정에 따라 대표팀 선수와 KBO가 50%씩 나눠 갖는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