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부산 전셋값 -3.05%… 하락 폭 역대 최대
시장 침체에 입주량 증가 원인
매매 물량 전세 전환도 작용
매매가 추가 하락 이어질 수도
1월 부산의 전세가격 낙폭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거래 분위기 악화로 매매가 원활하지 않자 매매를 전세로 돌리는 물량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15일 발표한 ‘2023년 1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산의 1월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30%, 전세가격지수는 -3.05%를 기록했다. 1월 전세가격은 2003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많이 떨어졌다. 전세가격은 2022년 10월 -1.16%, 11월 -2.04%, 12월 -2.90%로 갈수록 낙폭이 확대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최근 전세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움직이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김혜신 솔렉스마케팅 부산대표는 “물량, 금리, 시장의 분위기에 따라 전세 수요가 감소하면 가격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말 남구 용호동 데시앙해링턴플레이스파크시티 1725가구, 사하구 괴정동 힐스테이트사하역 1340가구, 부산진구 부암동 시민공원 삼정그린코아 더베스트 450가구 등 3500여 세대가 입주해 전세 물량이 늘어난 것도 1월 전세가격 하락을 부추겼다.
힐스테이트사하역 114㎡의 경우 매매가는 5억 원대 중반으로 형성돼 있지만, 전세가는 2억 원대 중반 수준에 그친다. 전세가율이 50%에도 못 미친다.
매매를 위해 내놓은 아파트 거래가 어려워지자 일단 전세로 돌리려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해운대구 부동산 관계자는 “물건을 부동산에 내놓은 뒤 4~5개월이 지나면 집값은 더 떨어진다”며 “결국 처음 생각한 가격보다 가격을 더 내려야 집이 팔리는데 낮춘 가격에 팔기 싫은 집주인은 2년 뒤면 상황이 좀 나아질 것이란 생각으로 전세라도 알아봐 달라고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부동산지인’에 따르면 지난달 21일~지난 11일 부산에 나온 전세 매물은 5만여 개다.
전문가들은 전세가격 하락이 매매가격 추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강정규 동의대 부동산대학원장은 “올해 대단지 분양이 계속 예정돼 있어 전세와 매매가격의 동반 하락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