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울산역 역세권 투기 의혹” 공세에 김기현 “민주당이 만든 프레임” 반박
황교안 "울산땅 의혹 김기현 즉각 사퇴"
김 "완전한 허위사실…악의적 프레임"
당 선관위 클린선거 소위에 검증 요청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기현 당대표 후보의 ‘울산 KTX 역세권 시세차익’ 의혹에 대한 당권주자들의 공세가 거세다. 김 후보는 “완전한 허위 사실”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지만, 경쟁자들은 부동산 투기 의혹을 연일 띄우고 있다.
황교안 당대표 후보는 이날 오전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김 후보 의혹을 겨냥하며 “전형적인 권력형 토건비리 문제”라며 “땅을 언제 샀느냐가 아니라 왜 도로를 김 후보 땅으로 휘어지도록 바꿨느냐가 중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 후보 사퇴도 촉구했다. ‘울산 KTX 역세권 시세차익’ 의혹은 2007년 울산KTX 역세권 연결도로 노선이 당초 계획과 달리 울산KTX역 인근 김 후보 소유 임야를 지나도록 노선이 틀어졌고, 이 과정에서 김 후보가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내용이다.
황 후보는 “김 후보가 자신의 막강한 권력을 이용해 도로 방향을 원안과 달리 자신의 땅 쪽으로 끌고 왔다는 의혹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 측은 ‘해당 임야와 KTX울산역 사이에 가파른 산이 있고 차도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황 후보는 “현 상태로도 김 후보 땅에서부터 KTX 역까지 5분이 채 안 된다”고 김 후보 부동산 의혹에 힘을 실었다.
안철수 후보도 차기 총선과 연관 지어 우려를 쏟아냈다. 안 후보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 의혹과 관련해 “내년 총선에서 우리가 이기기가 굉장히 힘들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걱정이 되는 게 제가 아마 후보 중에서 민주당을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얼마나 끈질기고 어떤 수법을 쓰는지 제일 잘 안다”며 “그것을 막기 위해서 (김 후보가) 제대로 된 해명을 하라, 본인을 위해서, 우리 당을 위해서”라고 말했다.
천하람 후보도 “검증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천 후보는 “아직 김 후보의 문제가 투기 정도의 수준인지 투자 수준인지 잘은 모르겠으나, 땅을 구매할 때는 정치에 입문하기 전이었다고 해도 울산시와 관련해 고문변호사로 활동했다는 것들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 본인을 제외한 당권주자 모두가 ‘울산 KTX 역세권 시세차익’ 의혹에 강한 의문을 품고 있는 것이다.
김 후보 선거 캠프는 이날 설명 자료를 배포하고 “근거 없는 비방과 의혹에 대해 후보 캠프는 당 선관위 ‘클린선거 소위원회’에 해당 사안을 조속히 검증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 후보 측은 “이번 의혹은 민주당이 만든 악의적 프레임”이라며 “만약 노선 계획이 부당하고 불법하게 이뤄졌거나 김 후보에게 부당한 이익이 돌아가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송철호 울산시장이 노선을 바꿨어야 하는데 오히려 송 시장 재임 시절에 김 후보 소유 임야를 관통하는 노선으로 도로 계획을 세웠다”고 반박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