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러 무기 지원은 선 넘는 것” vs 중 “평화회담 중재 준비”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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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계 악화 속 우크라 전쟁 공방
블링컨 “중, 탄약 전달 계획 정보 있다”
왕이 “두 나라의 화해 권고 협상 촉진”
바이든, 러 침공 1주년 앞두고 유럽행
폴란드 방문해 나토 방어 공약 재확인

미국은 연일 중국의 러시아 무기 지원 계획을 경고했고, 중국은 이를 일축했다. 왕이(오른쪽)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지난 18일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미국은 연일 중국의 러시아 무기 지원 계획을 경고했고, 중국은 이를 일축했다. 왕이(오른쪽)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지난 18일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발발 1주년을 앞두고 미국이 전쟁의 장기화를 부를 수 있는 중국의 러시아 무기 지원 계획을 연일 경고하고 나섰다. 중국은 오히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 평화 회담을 준비 중이라며 미국 주장을 맞받아쳤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살상무기를 지원하는 것은 ‘레드라인’(금지선)이 될 것이고 강력한 후과가 뒤따를 것”이라고 미 방송 CNN에 출연해 밝혔다. 그는 방송 진행자가 구체적으로 어떤 후과인지 질문하자 “우리가 계획한 것을 앞서나가거나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중국이 그러한 불행한 결정을 내릴 경우 후과가 있을 것임을 중국 측에 분명히 전달했다”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이와 비슷한 내용으로 CBS 방송과 인터뷰 했다. 그는 “중국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러시아에 무기와 탄약 제공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CBS에 “중국 기업들이 이미 러시아에 덜 치명적인 지원을 제공 중이다”며 “새로운 정보에 따르면 치명적인 지원도 제공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의 이 같은 러시아 확대 지원은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중국의 잠재적인 계획 관련 어떤 정보를 받았는지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실제 중국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을 돕기 위해 무기를 제공한다면 미·중 관계는 훨씬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18일 뮌헨안보회의 때 중국과의 접촉에서 미국 영공에서 격추된 중국의 ‘스파이 풍선’에 대해 “사과 받았나”는 질문에 “사과는 없었지만 한 시간의 대화가 유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분명히 중국과의 경쟁이 충돌로 바뀌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도 “동시에 우리는 단호하게 우리 이익을 옹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20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중국 외교라인 최고 인사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지난 18일 뮌헨안보회의 당시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을 만나 “우크라이나 위기가 장기화하고 확대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중국은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 시종일관 평화의 편과 대화의 편에 서서 화해를 권고하고 협상을 촉진하는 것을 견지했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러시아가 군사 장비를 요청했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동맹으로 간주되며, 아직 러시아의 침공을 비난하지는 않았지만 분쟁에서 중립을 유지해 온 상태다. 중국 외교부는 러시아와의 관계에 대한 미국의 ‘지탄’과 ‘강압’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왕 위원은 지난 18일에도 뮌헨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에 대한 입장을 문서로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해당 문서에 모든 국가의 영토 보전이 존중돼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고 말하며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평화회담 중재를 예고했다.

왕 위원은 “모든 사람, 특히 유럽의 친구들이 이 전쟁을 멈추기 위해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할 수 있는지 침착하게 생각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협상이 성공하는 것을 원하지 않거나 전쟁이 곧 끝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 일부 세력이 있다”면서 누구를 의미하는지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을 나흘 앞둔 20일 유럽을 순방한다. 바이든 대통령의 폴란드 방문은 러시아가 올 봄 우크라이나를 향해 총공세를 벌일 수 있다는 전망 속에 이뤄지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폴란드 등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부 회원국 정상들을 만나 미국의 나토 방어 공약을 재확인한다는 계획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의 방위산업과 에너지, 금융기관, 주요 인사 등을 겨냥한 새 조치를 내놓을 계획이다. 미국은 또 동맹국과 함께 러시아의 제재 우회와 제3국의 러시아 지원을 차단하는 노력 등도 강화한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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