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로 취약 단원 파악… ‘지역간 교육 격차’ 해소 자료 활용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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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형 학업성취도평가 어떻게?

부산 중1 대상 전국 첫 시행
자유학기제 가진 뒤 시험 진행
교내 컴퓨터로 문제 풀어 제출
우수·보통·기초·기초미달 평가
응시생 영역별 성취 수준 파악
맞춤형 개별 학습 콘텐츠 제공
2026년부터 응시 대상 확대

부산에서 전국 최초로 중1 대상 ‘부산형 학업 성취도 평가’가 올해 시작된다. 사진은 지난해 부산의 한 중학교에서 맞춤형 학업 성취도 자율 평가가 진행되는 모습. 부산일보DB 부산에서 전국 최초로 중1 대상 ‘부산형 학업 성취도 평가’가 올해 시작된다. 사진은 지난해 부산의 한 중학교에서 맞춤형 학업 성취도 자율 평가가 진행되는 모습. 부산일보DB

올해 처음으로 부산 중학교 1학년 학생 2만 6000명을 대상으로 ‘부산형 학업 성취도 평가’가 시행된다. 기존 ‘맞춤형 학업 성취도 자율 평가’가 초6, 중3, 고2를 대상으로 시행되던 것과 달리 부산형 학업성취도 평가는 부산 중1 학생들만 시험을 치른다. 전수평가 논란, 학교 줄세우기 우려 등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부산시교육청의 안내자료와 설명을 토대로 부산형 학업성취도 평가와 맞춤형 학업성취도평가의 공통점, 차이점 등 핵심 사항을 짚어본다.


■전국 최초 부산형 학력평가

부산형 학력평가 대상은 중1 학생이다. 중1 1학기 자유학기제 이후 1학기 범위를 대상으로 2학기 각 학교에서 일정을 정해 시험을 치른다. 시험 방식은 종이와 펜을 활용한 방식이 아닌 컴퓨터 기반(CBT) 평가다. 일선 학교에 지난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 ‘맞춤형 학업 성취도 자율평가’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 교내 컴퓨터 활용 시험은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시교육청의 설명이다. 중1 학생들은 국어, 영어, 수학 3과목 객관식 25문제를 풀게 된다.

학부모, 학생들의 최대 관심사는 어떤 문제를 푸느냐이다. 시교육청은 외부 강사, 현직 교사, 각 학교 수석교사 등으로 해 출제위원회를 올 상반기 구성할 예정이다. 학생마다 문제은행 방식으로 5세트 정도의 랜덤형 문제를 풀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반에서 같은 시간 시험을 치더라도 문제는 다른 조합일 수 있다. 전체 문항 중 50%는 공통 문항, 나머지 50%는 랜덤 문항으로 구성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출제한 문제로 시행되는 맞춤형 학업 성취도 자율 평가는 모의 실험 문제, 시뮬레이션형 문제들이 학생들의 흥미를 이끌어냈고, 현장 교사들에게서도 ‘문제 수준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산형 학업 성취도 평가 역시 시교육청의 문제 난도, 수준이 성공을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형 학업 성취도 평가 결과는 크게 4단계로 학생, 학부모, 담임 교사에게 통보된다. 시험 결과지에는 점수가 아닌 우수, 보통, 기초, 기초미달 4가지 평가 항목이 기록된다. 또한 학생이 틀린 문제의 영역별 성취 수준도 나타난다. 예를 들어 수학에서 학생이 확률 파트가 부족한지, 계산 파트가 부족한지 나타내는 식이다. 학생들이 해당 문제의 오답과 풀이 과정도 컴퓨터 시스템 내에서 학생들에게 알려 단순 시험을 넘어 학습이 가능한 구조로 구현된다. 성취율은 전체 문항 수 대비 정답 문항 수 비율이기 때문에 대략적인 점수화가 가능하다. 평가원의 학업 성취도 자율 평가가 오답을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을 보완한 것이다. 시교육청은 올해 시행 뒤 문제점을 보완해 2026년 초5부터 고1까지 시험 대상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평가 넘어 학습으로

부산형 학업 성취도 평가의 가장 큰 특징은 평가 이후의 과정이다. 시교육청은 부산형 학력평가의 목적이 학력 증진에 있는 만큼 자체 학습 프로그램인 부산형학력향상지원시스템(BASS)를 도입한다. 시교육청은 예산 2억 7000만 원을 투입해 초5, 초6, 중3의 경우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5과목을 중1, 고1의 경우 국어, 영어, 수학을 운영한다.

중1 학생들의 경우 학업 성취도 평가 결과를 입력하면 취약 과목, 취약 단원에 대해 맞춤형 학습 콘텐츠가 제공된다. 중1 이외의 4개 학년 학생들도 BASS 프로그램에 접속하면 자신의 수준에 맞는 AI 기반 문제 풀이가 가능하다. 취약 과목, 단원에 대한 설명 자료, 학습자료가 제공되고 2차례 형성평가가 이뤄진다. 평가 과정에서 부족했던 과목에 대한 학습이 BASS 프로그램으로 가능해진다. 학생 문제 풀이 현황, 평균 정답률 등 빅데이터 기반 프로그램으로 학생 스스로 학습을 하게 한다는 것이 BASS의 취지다.

시교육청은 5개 학년의 학습 데이터를 통해 권역별, 지역별 교육 수준 등의 근거 자료를 마련해 지역 간 교육격차 해소 자료로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통상 부산 지역 내 동, 서 지역 교육격차를 말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근거도 부족하고 학교별 교육 지원에서도 종전 인원별, 규모별 지원을 넘어 평가 결과에 따라 맞춤형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 시교육청의 구상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별, 학생별 줄세우기를 우려하지만 지역별 지원 자료로만 사용할 계획이다”며 “학생들의 학습능력 향상에 평가와 BASS 학습의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초6·중3·고2 대상으로 시행되던 맞춤형 학업 성취도 자율 평가는 올해 12월부터 내년 4월까지 초5, 초6, 중3, 고1, 고2를 대상으로 확대 시행된다. 초등학교, 중학교의 경우 국어,수학,영어,사회,과학 과목이 평가 대상이고 고등학교는 국어,영어,수학이 평가 대상이다. 일선 학교의 학사 일정상 학기 중 시행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와 시행 시기가 학년 종료 후로 변경됐다. 컴퓨터를 활용해 응시하는 방식은 지난해와 동일하고 평가 결과도 평가 뒤 일주일 안에 온라인으로 확인할 수 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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