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도시 부산 알려 ‘고용 창출·다극화 경제 전환’ 이끈다 [부산엑스포 is Good]
[부산엑스포 is Good] 균형 발전
개최지, 국제 관광도시 성장 기회
청년 선호할 앵커기업 유치 통해
영남권 인구 유출 차단 효과 기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수도권 과밀화, 급격한 인구 감소로 ‘지역 소멸’ 가능성마저 거론되는 대한민국. ‘제2도시’ 부산마저도 청년 인구 유출과 이로 인한 성장동력 상실로 활기를 잃고 있다. 지역 청년과 전문가들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가 지역 균형 발전과 함께 국토의 새로운 경제 성장축을 형성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인구 50% 이상이 국토의 11%에 불과한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양질의 일자리도 수도권 편중이 심각하다. 고신대에 재학 중인 대학생 주상혁 씨는 “지역에 청년층이 원하는 일자리가 많이 없어서 수도권으로 가거나 전공이나 진로에 맞지 않게 취업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엑스포가 유치되면 부산이 글로벌 도시로 이름을 알릴 기회가 될 것이고, 고용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산업연구원은 부산월드엑스포 개최로 생산 유발효과 43조 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18조 원 등 약 61조 원의 경제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고용창출 효과는 5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동아대에 재학 중인 대학생 이보민 씨는 “청년이 부산을 떠나는 것은 부산이 싫어서가 아니라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며 “엑스포 개최는 전 세계 기업의 투자 유치 기회여서 새로운 일자리가 많이 생길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엑스포 개최를 통해 한 나라의 수도가 아닌 제2, 제3의 도시가 국제도시로 성장한 사례도 적지 않다. 미국 뉴욕은 1939년 엑스포 개최를 계기로 퀸즈 지역의 쓰레기처리장이 있던 곳에 거대한 도심 공원과 교통망을 갖춰 세계 최대 국제도시로 발돋움했다. 호주 브리즈번도 1988년 엑스포 개최 후 동북부의 낙후지역에서 국제적 관광도시로 자리매김했다.
김광회 부산시 도시균형발전실장은 “엑스포 유치는 수도권에 대응되는 경제와 산업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부산을 키우는 계기가 될 것이다”며 “수도권 일극 체제로는 결국은 국가 성장에도 한계가 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월드엑스포는 개최국의 역량을 세계에 선보이고 경제 발전을 도모하는 행사다. 개최국과 주최 도시에는 국제사회 입지를 확대하는 계기가 된다. 일본의 경우 전후 복구의 상징으로 1970년 오사카 엑스포를 활용해 패망국에서 기술·경제대국으로 부상했다. 중국 상하이는 2010년 개도국 최초로 엑스포를 열고, 세계의 공장에서 G2 국가로 자리매김했다.
부산은 우리나라의 발전을 이끌어 온 무역항으로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라는 평가를 받는다. 식민 지배와 전쟁, 분단을 딛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성공적으로 이뤄 낸 대한민국의 전환 시기마다 주요한 역사의 페이지를 장식한 도시이기도 하다. 엑스포 개최 예정지인 북항을 비롯한 부산역 일대도 해외 진출과 국내외 교류의 주요 관문으로 꼽힌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북항 재개발 지역은 입지가 뛰어난 핵심 역세권이다. 부산의 미래는 이곳을 어떻게 발전시키고 가꾸느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엑스포를 계기로 이곳에 청년이 선호하는 기업을 키우고 앵커기업을 유치해 새로운 산업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 교수는 “특히 엑스포 파급효과가 영남권 전체로 확대될 수 있도록 부산은 유치와 개최 계획을 잘 설계해야 한다”며 “영남권 청년이 선호하는 일자리를 집중적으로 배치할 수 있는 전략을 인근 지자체와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