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이산화탄소 포집 ‘올인원 설비’ 부산에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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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시아, 강서구 미음산단 건립
그린 EPC센터… 109억 원 들여
탄소중립 시장 메카 급부상 기대

부산 강서구 미음산단에 연내 준공 예정인 그린 EPC센터의 조감도. 파나시아 제공 부산 강서구 미음산단에 연내 준공 예정인 그린 EPC센터의 조감도. 파나시아 제공

부산 향토기업 파나시아가 국내 최초로 이산화탄소 포집장치(CCUS)의 전 공정을 처리하는 ‘올인원(일체형) 설비’를 건립한다.

파나시아는 20일 “부산 강서구 미음산업단지에 109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그린 EPC센터(사진)’를 12월까지 준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음산단에 건립되는 ‘그린 EPC센터’는 국내에 첫선을 보이는 이산화탄소 포집장치 올인원 설비다. 이산화탄소 포집장치는 공장이나 플랜트에 설치되어야 하는 만큼 규모가 크다. 파나시아가 공장이란 단어 대신 EPC센터라는 타이틀을 붙인 것도 단순한 생산을 넘어 설계와 조달, 시공이 한곳에서 이루어진다는 의미를 담았기 때문이다.


특히, 그린 EPC센터가 주목받는 건 전 세계 제조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탄소국경세 제도 때문이다. EU는 10월부터 철강 등 6개 분야를 대상으로 탄소국경세를 시범 시행하기로 했다. 이 제도의 핵심은 EU에서 비EU국가의 제품을 수입할 때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 배출량이 EU의 평균치를 초과할 경우 초과분에 무역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다. 이산화탄소 포집장치가 설치되지 않은 공정에서 제조된 모든 수출품에는 관세가 매겨진다는 의미다.

국내 최초로 건립되는 파나시아의 그린 EPC센터가 본궤도에 오르면 부산이 탄소중립 시장의 메카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제3차 온실가스 배출 거래제도가 이미 2021년부터 시행 중이고, 2026년 4차 거래제가 실시될 때는 할당 비율이 확대될 것으로 보여 내수 기업들의 부담 또한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자체 파일럿 설비를 구축해 이산화탄소 포집장치를 실험하는 단계에 이른 업체는 파나시아가 유일하다.

부산만 해도 인근에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다른 업종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철강과 시멘트 업체가 몰려 있어 이산화탄소 포집장치 확보는 지역에서 큰 현안이 되고 있다. 당장 부산에서도 상당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수태 파나시아 대표이사는 “에너지 설비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지금 이산화탄소 포집장치 원천기술을 확보해 국가적 기술 자립에 기여할 것”이라며 “파나시아는 제조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도록 사업 타당성 분석에서 설계, 제작, 시공까지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어 탄소중립 시대를 선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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