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차와 동백섬 사랑한 최치원 선생 얼을 기리고 있습니다”
정해선 해운대문화예술원 원장
매년 최치원 선생 추념헌공다례제
해운대 역사 새롭게 인식될 기회
차 즐기며 자신 되돌아보는 여유 필요
“차를 사랑한 최치원 선생의 발자취가 스며있는 동백섬에서 다인이었던 선생님에게 차를 올리며 그의 얼을 기리고 있습니다.”
매년 10월 부산 해운대구 동백섬 정상에서 ‘동백섬 문화관광축제와 최치원 선생 추념헌공다례제’를 지내고 있는 해운대문화예술원 정해선 원장. 2020년부터 원장을 맡아 4년째 문화예술원을 이끌고 있다.
정 원장은 “최치원 선생의 기운이 서려 있는 동백섬에서 차 한잔을 올리는 것이 예의라는 생각에 회원들과 함께 1998년대부터 현재까지 헌다례를 이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행사는 차와 꽃을 올리는 헌공다례를 시작으로 옛날 왕이 원로 신하들에게 내린 ‘기로연 진다례’를 재현한다. 이와 함께 민요 등의 차 향기와 어우러진 공연들도 펼친다. 또 가훈 쓰기, 다도 배우기 등의 문화 체험 마당도 연다.
그는 “동백섬 문화관광축제는 우리 차를 음미하고 해운대의 역사를 새롭게 인식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운대는 1000여 년 전 신라 말 석학 최치원 선생이 해운대의 아름다운 절경에 심취돼 동백섬 남쪽 암벽에 선생의 자(字)인 해운(海雲)을 새겨서 지명으로 유래됐다고 전해온다. 현재 정상에는 최치원 동상과 유적비, 해운정이 조성돼 있다.
정 원장은 1997년 차에 입문한 후 차인연합회 설립자인 차영랑 선생을 만나 인생 스승으로 모시며 차를 배웠다. 다도 강사 생활을 3, 4년 하기도 했다. 해운대문화예술원에서 활동하며 경성대 평생교육원 다도 사범, 예절 강사 자격 등을 획득하고, 해운대문화예술원의 부원장을 역임했다.
그는 30여 년을 한결같이 차 문화를 알리는 일에도 몸을 아끼지 않았다. 지금까지 해운대구 학교에서 청소년예절교실을 열었다. 그리고 차 공양 봉사라면 어디든 달려간다. 부산 주변 사찰 행사는 물론 예술 전시회·인문학 특강 등 차 시연과 공양을 하면서 다도 보급에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있다.
“차는 나의 전부입니다. 차와 함께하는 시간이 제일 행복합니다.”
지난해 11월에는 전남 남원 실상사와 백장암에서 유적탐사 차마당 행사를 개최했다. 지난 7일에는 부산 해운대구 그린나래 호텔에서 신년회와 월영다도회를 시작으로 올해 문화원의 행사의 첫발을 디뎠다.
오는 4월에는 삼월삼짇날 화전놀이, 5월에 단오 행사 부채 나눔, 8월 달빛다회, 10월 최치원 선생 추념헌공다례제, 11월 차 유적지 답사, 12월 불우이웃돕기 차회, 장산노인복지관 봉사 등을 준비하고 있다.
정 원장은 회원들과 다도 예법·생활다도를 전파한다.
“예절 교육에 관심 가지고 보니 문화예술원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저 인생에 가장 큰 보람이었습니다.” 지난해 7월부터 ‘동다송 다신전’ 6개월 과정과 청사포 사랑채 문화교실, 송정에서 다도교실을 2019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그는 다도교실을 하며 정신적 수양은 물론 자신의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청소년들에게 정신적 안정을 주기 위해 다도 체험과 소년소녀가장 및 어르신들을 위한 다도교실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 원장은 아침에 일어나면 1시간 차를 즐기며 명상부터 한다. 마음의 고요를 찾고 세속의 마음을 비우기 위해서란다.
“일상에서 모든 스트레스가 욕심에서 옵니다. 차는 마음을 안정시킵니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도 차를 접하는 시간이 필요해요. 자신을 되돌아보는 여유가 있어야 또 다른 나를 찾을 수 있거든요.”
정 원장은 “선배들이 이어온 해운대문화예술원의 전통을 살려 더욱 열심히 봉사하겠다”며 더 많은 사람이 우리 차에 관심 두기를 희망했다.
강성할 선임기자 sh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