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레일 또 고장… 안전관리는 또 그 업체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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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 산복도로 운행 중단 잦아
시설 노후화로 레일 균열 원인
7년째 한 업체 ‘땜질’처방 맡아
동구청 업무 위임 후 소극 대처

시설 노후화로 운행 중단이 잦은 부산 동구 산복도로 경사형 모노레일을 새것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초량 168계단 모노레일 전경. 부산일보DB 시설 노후화로 운행 중단이 잦은 부산 동구 산복도로 경사형 모노레일을 새것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초량 168계단 모노레일 전경. 부산일보DB

부산 동구 산복도로의 경사형 모노레일이 시설 노후화로 운행 중단이 빈번해지고 있다. 잦은 고장에도 근본적 해결 없이 긴급 복구만 이뤄지는 탓에 자칫 인명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3일 동구청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4시께 동구 산복도로에 위치한 초량동 168계단 모노레일이 멈춰 섰다. 레일 균열으로 인해 모노레일을 멈추고 수리에 들어간 것으로, 당시 탑승 인원은 없었다. 구청과 위탁 업체는 긴급 보수에 들어갔고, 이틀 뒤인 지난 9일 오후 4시 운행을 재개했다. 산복도로 모노레일은 동구청이 2016년 15억 원을 들여 초량 168계단 위에 60m 길이로 설치했다. 주민 편의를 증진시킨 모노레일은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등 성공적인 관광상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산복도로 마스코트’라는 평가도 얻었다. 하지만 운행 4년 째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기기 이상이 발견되면서 운행이 중지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상 발견으로 긴급 점검을 위해 2020년 4차례에 걸쳐 운행을 중단한 데 이어 2021년에는 무려 6번이나 멈춰 섰다. 지난해엔 4번 고장에 의한 긴급 점검과 운행 중지가 있었고, 올해 들어서도 이미 한 차례 고장이 발생했다.

이처럼 운행이 자주 중단된 데는 레일 균열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2021년에는 6번 중 3번, 지난해는 4번 모두 레일 균열 때문에 멈춰 섰다. 동구청도 사용 기간이 오래되면서 금속으로 만들어진 레일에 균열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동구청은 “사용 기간이 올해로 7년이 되다 보니 노후화가 시작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시설 노후화에 따른 후속 조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레일 균열이 발견되면 균열 지점만 긴급 복구하는 ‘땜질’ 처리에만 급급했다. 향후 노후화가 계속돼 고장 발생이 더 잦아질 것이 확실시되는 만큼, 운영 중단 일수는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고장 발생이 잦아지면서 급정지나 탈선 등으로 탑승객이 다치는 인명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2021년 11월 경남 통영시 욕지면에서는 모노레일이 탈선해 차량이 굴러떨어지면서, 관광객 8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동구청이 레일 전면 교체와 같은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에 소극적인 것은 안전관리 업무를 운영 업체에 위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구청 입장에서는 사고에 대한 책임 추궁을 어느 정도 피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현재 운영 업체는 월 1회 체크리스트를 통해, 주 1회 육안으로 점검을 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균열이 간 레일 자체를 교체하는 수준의 대대적인 수리는 없었다. 하필 이 업체는 통영 욕지면 모노레일과 같은 업체여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동구청 시설녹지과 관계자는 “모노레일을 설치한 업체가 구조를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기에 관리를 맡기고 있는 상태”라며 “균열이 자주 발생하는 레일을 새것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현재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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