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첫 근현대역사관인데…부산근현대역사관 학예직 부족하다
3월 1일 별관부터 우선 개관
관리·운영팀 학예직 8명 그쳐
근현대사 발굴 조사연구팀 없어
서울역사박물관 50여 명 달해
3월 1일 ‘별관’부터 개관하는 부산근현대역사관의 학예직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산근현대역사관은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본관)와 옛 부산근대역사관(별관)을 연계한 전국 최초의 근현대역사관이다. 그런 만큼 12월 전면 개관 이전에 학예직을 보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부산근현대역사관의 학예직은 8명이다. 학예관 2명, 학예사 6명이다. 제대로 꾸리려면 10명 이상은 돼야 한다는 것이다. 통상 역사관을 운영하려면 관리팀과 별도로 유물관리팀, 조사연구팀, 전시운영팀 등의 조직을 최소한 갖춰야 한다. 하지만 현재 부산근현대역사관 조직에는 ‘관리팀’과 ‘운영팀’밖에 없다. 전면 개관이 10개월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조사연구팀도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해선 부산근현대사 발굴은 말할 것도 없고, 제대로 보여주는 전시 구성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2021년 연말께 부산근현대역사관 운영 조직 문제와 관련해 논란이 일었던 적이 있다. 부산시는 ‘독자 사업소’라는 애초의 운영안과 달리 ‘부산박물관 분관’으로 변경하면서, 무엇보다 조직 규모를 30여 명 수준에서 10여 명 이내로 대폭 축소하려 했다. 하지만 여론의 지적에 따라 시는 2022년 3월 ‘독자 사업소’ 원안대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부산근현대역사관의 운영 인력 규모는 총 27명이다. 분관으로 속한 임시수도기념관 인력(7명)을 빼면 실제 부산근현대역사관 총 운영 인력은 20명이다. 그중 학예직은 8명에 불과하다. 학예연구부에만 전시과, 교육대외협력과, 조사연구과, 유물관리과, 보존과학과 등을 갖춘 서울역사박물관의 학예사 50여 명 규모와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
부산근현대역사관의 출범이 부산의 근현대 발굴과 조명에 새로운 계기가 돼야 한다는 것은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바다. 근대 개항에서 한국전쟁과 임시수도, 그리고 산업화 민주화에 이르기까지 부산만큼 풍부한 이야기를 골고루 갖춘 도시는 없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 2003년 ‘옛 부산근대역사관’ 개관 이후 부산 근대에 대한 연구는 상당히 진척됐다. ‘옛 부산근대역사관’은 전시관에 머문 게 아니라 도시와 역사의 재발견에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옛 부산근대역사관이 원도심의 역사·문화적 거점으로 자리 잡으면서 ‘피란수도 부산유산’의 세계유산 등재까지 추진됐다. 그 결과, 2022년 연말 ‘옛 부산근대역사관’을 포함한 9곳의 유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으로 등재됐다.
그 이상의 역할을 새로 출범하는 부산근현대역사관이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시각은 3월에 시작하는 기획특별전 ‘목돈의 꿈-재테크로 본 한국현대사’에서 읽히는 것처럼 이미 ‘현대’에 와 있다고 한다.
부산지역 문화계 관계자는 “부산도 근현대역사관을 출범시키는 만큼 근현대, 특히 현대의 숱한 역사와 얘기를 발견해나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 학예직 인력을 더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미답지로 남겨져 있는 부산 현대사 연구의 물리적 거점 역할이 전향적으로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3월 1일 개관하는 ‘부산근현대역사관 별관’은 전적으로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개념은 박물관 도서관 기록관을 조화시킨 인문학 복합문화공간이다. 1929년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건축·시각적으로’ 드러내놓았다. 1층은 ‘대청서가’, 2층은 ‘대청마루’로 이름 붙였는데 그 느낌 그대로 시민 누구나 와서 자료를 찾고, 책을 읽을 수 있는 ‘대청’ 같은, 사랑방 같은 개방형 공간으로 꾸며놨다. 별관 개관식은 3월 2일 오후 3시에 열린다.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