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결집이냐 ? 반란이냐?… 국힘 전대 최고 투표율 ‘해석 분분’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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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당원 29만 명 투표 34% 기록
당권 주자들 저마다 “내가 더 유리”
김기현 “표심 결집…1차 과반 달성”
안 “당원 분노 폭발” 천 “민심의 태풍”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를 뽑는 3·8 전당대회 당원 투표가 진행 중인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당직자가 모바일 투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를 뽑는 3·8 전당대회 당원 투표가 진행 중인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당직자가 모바일 투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초반 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심상찮은 투표 참여 열풍을 두고 후보들 간 해석이 갈린다. 지지율 ‘1위’를 달리는 김기현 후보는 5일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키라는 당원들의 강력한 의지”라며 1차 투표 과반 승리를 자신한 반면, 안철수·천하람 후보는 “침묵하던 다수 당원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라며 친윤(친윤석열)계의 전횡에 대한 ‘심판’ 표심이 결집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당내에서는 선거인단 규모가 84만 명까지 늘어난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아직 유불리를 따지긴 섣부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모바일로 진행된 1차 투표 첫날인 지난 4일 국민의힘 당원 전체 83만 7236명 중 29만 707명이 참여, 투표율이 34.72%를 기록했다. 첫날 투표일 기준 역대 최고치다. 2021년 6·11 전대 선거인단 33만 명에 육박하는 당원 투표가 단 하루 만에 이뤄진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84만 명의 선거인단 규모에서는 ‘조직 투표’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투표율이 높을수록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왔다. 전날 투표율이 나오자마자 김 후보에 비해 조직력이 현저하게 약한 안, 천 후보가 반색하고 나선 배경이다.


국민의힘 안철수 당대표 후보 캠프 이종철 수석대변인이 5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실 관계자의 정치 중립 위반과 불법행위 관련 제보사항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안철수 당대표 후보 캠프 이종철 수석대변인이 5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실 관계자의 정치 중립 위반과 불법행위 관련 제보사항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그러나 김 후보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더불어민주당과 합작이라도 한 것처럼 전당대회를 진흙탕으로 만들거나 네거티브로 일관한 데 대한 당원들의 당심이 폭발한 것이라고 본다”며 “투표율이 높아질수록 당연히 김기현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차 과반을 목표로 지금까지 걸어왔고,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도 “민주당 2중대나 할 언행을 반복하면서 당내 분열을 획책하는 세력으로부터 당과 대통령을 지키려면 반드시 투표해 달라”며 “투표해야 당의 분열을 막을 수 있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견인할 수 있다”며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경쟁 후보들의 ‘울산 땅’ 공세 등 지나친 네거티브에 분노한 당원들이 자신으로 더 결집하면서 높은 투표율이 나오고 있다는 진단이다.

반면 안 후보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보통 투표율이 낮을 때는 동원 투표들이 대부분을 차지할 가능성이 많지만 벌써 동원 투표의 위력은 점점 약화되고 있다”며 “우리의 절박한 목표인 총선 승리에 가장 적임자를 뽑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침묵하던 다수 당원의 분노가 높은 투표율로 드러나고 있다”고 정반대로 판단했다. 안 후보는 또 대통령실 행정관들이 참여한 단체 대화방에서 자신에 대한 비방과 김기현 후보 지지가 이뤄지고 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서도 “사실 (이진복) 정무수석이 전당대회 출마한 후보 보고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했는데, (이런 상황은)완전히 정말 이율배반”이라며 해당 행정관들에 대한 처벌을 요청하는 등 재차 문제를 제기했다.

천 후보 역시 지난 4일 “산술적으로 봐도 이 정도 투표를 ‘동원’할 수 있는 집단은 없다. 가히 민심의 태풍이 불고 있다”고 평가한 데 이어 5일 오후 3시께에는 “(투표율)46% 돌파다. 이미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관계자)의 왕국은 무너지고 있다”며 윤핵관의 독주에 대한 당원들의 심판 정서가 높은 투표율에 담겨 있다고 단언했다.

당내 분위기는 고공 투표율의 유불리를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당 관계자는 “네거티브 공세가 과열되면서 친윤 진영의 결집도가 높아졌고, 모바일 투표의 일반화는 2030세대 뿐만 아니라 전 세대의 투표율 상승 요인”이라며 “진짜 침묵했던 중도 당원들의 반발일 수도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준석 전 대표 체제를 거치면서 당원 수가 50만 명가량 늘었지만, 신규 당원의 연령별 분포를 보면 2030세대보다 4050세대가 더 많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편 1차 투표 결과는 전당대회가 열리는 오는 8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발표된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 후보를 대상으로 10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모바일 투표를 진행하고, 11일 오전 9시~오후 6시까지 ARS 투표를 진행해 12일 최종 당선자를 발표한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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