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북구 분리” VS 국힘 “동래구 분할” 치열한 수 싸움[부산 선거구 조정 셈법]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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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시한 한 달여 앞두고 쟁점
“획정 기준 어긴 강서구서 독립”
북구 갑·을 나누면 야당에 호재
“인구 상한 넘은 동래, 갑·을로”
국힘 강세 지역이라 여당 유리
북·동래구 중 1곳 분구 가능성

2020년 치러진 제21대 총선에서 투표가 마감된 후 부산 동래구개표소에서 개표가 이뤄지고 있다. 연합뉴스 2020년 치러진 제21대 총선에서 투표가 마감된 후 부산 동래구개표소에서 개표가 이뤄지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정치권이 국회의원 선거구 조정을 놓고 엇갈린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두 개의 동래구”를 주장하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에선 “하나의 북구”를 주장한다. 어느 선거구를, 어떻게 분할하느냐에 따라 선거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여야의 수 싸움이 치열하다.

선거구 개편 법정시한인 4월 10일을 한 달여 앞두고 ‘중대선거구제’ 개편 가능성이 낮아지자 지역 정치권에서 기존 소선거구 분할을 놓고 본격적인 여론전이 시작됐다. 부산에서는 선거구 조정의 ‘핵심’으로 부상한 북구·강서구와 동래구의 분할을 놓고 해당 지역 국회의원들이 상반된 행보를 보인다.

북강서갑 지역구의 민주당 전재수 의원은 ‘하나의 북구’를 주장하며 ‘강서구 분구’를 요구하고 나섰다. 반면 동래구의 국민의힘 김희곤 의원은 ‘두 개의 동래’를 주장하며 “동래구 분할이 최선”이라는 반응이다.


북강서을은 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구 획정기준을 위반(불부합)했다고 지목한 지역구다. 공직선거법은 원칙적으로 하나의 자치구나 시, 군 일부를 분할해 다른 국회의원 지역구에 속하게 할 수 없도록 규정한다. 다만 해당 지역구 인구 범위(인구 비례 2 대 1의 범위)가 기준에 미달할 경우 인접 자치구에서 일부를 분할해 선거구를 구성할 수 있다. 북강서을은 이런 예외를 적용받았으나 강서구의 인구 증가로 ‘지역구 인구 미달’이라는 예외 적용 근거가 사라졌다.

북강서을의 법 위반 상황과 관련, 전 의원은 “하나의 북구가 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북구에서 화명동과 금곡동이 떨어져 나가 강서구와 묶여 있기 때문에 북구 전체를 놓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거나 정책적 그림을 그리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강서구를 독립 선거구로 분구해야 한다는 게 전 의원의 주장이다. 반면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은 ‘하나의 북구’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현재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서구를 독립 선거구로 만들어도 북구는 다시 ‘갑’ ‘을’ 지역구로 분구돼야 한다. 북구 인구가 27만 8575명이어서 선거구 인구 상한인 27만 1042명을 7000명 이상 초과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강서구가 분구되면 민주당이 부산에서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낙동강 벨트’에 선거구 하나가 늘어난다.

지역구 분할 목소리는 동래구에서도 높다. 동래는 1월 인구가 27만 3177명으로 선거구 상한을 초과했다. 동래가 지역구인 김희곤 의원은 “동래가 두 개 지역구로 분할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동래구는 국민의힘 강세 지역이다. 지난해 제8회 지방선거 당시 정당득표율(광역비례)을 보면 동래구 국민의힘 득표율은 부산에서 7위를 차지했다. 반면 민주당 정당득표율은 부산에서 다섯 번째로 낮았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북구와 강서구가 3개 지역구로 분할되는 것보다 동래구가 2개 지역구로 분할되는 게 유리한 셈이다.

그러나 동래와 북강서구가 모두 분구될 가능성은 낮다. 선관위가 부산의 적정 선거구 수를 현재보다 2개 적은 ‘16개’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남구 갑·을 선거구가 통합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부산 전체 의석수를 지키기 위해 북강서구나 동래구 가운데 하나가 분구되는 수준에서 협상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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