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경영권 인수전… 하이브 vs 카카오 ‘쩐의 전쟁’
하이브, 지분 19.43% 이미 확보
카카오 “SM 지분 35% 사겠다”
주당 15만 원에 공개매수 선언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한 하이브와 카카오의 지분경쟁이 심화되는 분위기다. 카카오가 SM 주식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인수전에서 우위를 점하던 하이브에 전면전을 선언했다. 증권가에서는 두 회사의 지분경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7일 카카오가 공시한 공개매수 설명서에 따르면 카카오는 SM 지분 3.28%를, 카카오엔터는 1.63%를 확보해 양사의 합산 지분율은 4.91%다. 우호지분으로 분류되는 얼라인파트너스와 현재 경영진이 보유한 1.2%를 더하면 약 6%다.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이날부터 오는 26일까지 SM 지분 35%를 주당 15만 원에 사들이는 공개매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공개매수로 목표한 물량을 100% 채워 성공한다면 두 회사의 SM 지분율은 39.91%가 된다. 우호 지분까지 합치면 41.11%에 달한다.
하이브가 현재 보유한 SM 지분은 이수만 전 대주주에게 매입한 14.8%에 공개매수 지분을 더한 15.78%다. 풋옵션이 걸린 이수만 전 대주주의 잔여 지분 3.65%를 합쳐도 하이브의 SM 지분은 19.43%다.
카카오의 공개매수 성공의 관건은 하이브의 대응이다. 카카오가 기존 하이브의 공개매수가격(12만 원)보다 3만 원 높은 가격을 제시한 만큼 하이브 측의 대응이 없다면 대량의 지분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하이브 측이 추가 대응에 나설 경우 주가가 15만 원 이상으로 상승해 공개매수가 실패할 가능성도 크다. 증권사 관계자는 “공개매수의 성공 여부는 주가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며 “현재로서는 성공 여부를 예측하기 정말 어려운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하이브가 이미 지분 19.43%를 확보해놓은 만큼 추가 공개매수나 장내매수를 통해 1대주주 지위 굳히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이브와 카카오 사이에 ‘쩐의 전쟁’이 벌어질 것이란 뜻이다.
하이브의 추가 지분 확보를 위해서는 대항 공개매수(공개매수기간 중 그 공개매수에 대항하는 공개매수)나, 장내매수 등 방안이 거론된다. 다만 하이브의 추가 자금 조달 여력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사우디 등에서 거액의 투자금을 유치한 카카오와 현금 사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이브와 카카오 측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SM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