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찾은 이복현, BNK ‘힘 싣기’… 시중은행 과점 깨기 ‘신호탄’?
지역 중기인·소상공인 등 만나
지방은행 적극적 고통 분담 당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8일 부산을 찾아 ‘3고’로 고통받고 있는 동남권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청년 스타트업을 위해 지방은행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감독당국 수장이 이같은 행보를 보인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일각에선 금융당국이 시중은행 과점 체제 해소에 힘을 쏟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원장은 이날 부산을 찾아 동남권 청년창업자와 중소기업, 소상공인을 잇따라 만났다. 그는 “지역경제에 기반하는 지방은행이 지역 사회와의 동행을 통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역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서민,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이 생업 현장에서 체감하는 어려움이 큰 것으로 이해했다”며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의 고통을 덜기 위한 은행권의 자발적인 동참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이 직접 지역을 찾아 지방은행의 고통 분담을 요구한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현재 5대 시중은행 과점 체계를 깨기 위한 실무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시중은행의 과점 체제를 깨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거론되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자본금과 지배구조 등 인가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이 원장은 이날 간담회 직후 취재진과 만나“BNK금융그룹이 자산 규모 100조 원을 넘어가는 정도인 점을 미루어 짐작하면 BNK(금융그룹) 자체 성장을 위한 미래 비전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런 차원에서 (제도개선을 논의하고 있는 정부의)TF 계획도 있지만 도와드릴 지점이 있지 않나 고민해왔고 저축은행의 지역은행화나 지역은행의 시중은행화를 열린 내용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결과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은행권에서는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할 경우 현 금융권에 강력한 자극을 줄 수 있는 ‘메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BNK금융이 지방 최대금융그룹인 만큼 시중은행 전환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이 아니겠냐”라면서 “독과점 체제 해소 실효성을 두고는 여전히 분분하긴 하지만 기존 은행권에 충분한 자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실무작업반 회의를 매주 열고 오는 6월 말까지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