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폐 논란 울산공항 ‘돌고 돌아’ 그대로
시, 활용 방안 1년 용역 마무리
이전·폐쇄·확장도 현실성 결여
‘도심 속 공항’ 제 기능 강화키로
울산시가 울산공항 존폐 논란과 관련해 1년간 연구 용역을 진행했지만,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현 상태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대신 울산공항이 ‘도심 속 공항’으로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안전성과 편의성을 더욱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울산시는 지난 7일 울산공항 활용 방안 연구 용역 최종보고회를 열고 이 같이 결론 내렸다고 8일 밝혔다. 용역은 한국항공대학교 산학협력단 주관으로 주식회사 유신이 기술 분야에 참여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송철호 전 울산시장은 2021년 9월 9일 ‘울산 교통혁신 미래비전’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2028년 대구통합 신공항과 2029년 가덕신공항이 각각 개항하면 울산은 30분과 1시간 거리에 2개의 국제공항을 두게 된다”, “이제 울산공항 미래에 대해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울산공항 존폐 논란에 불을 댕겼다. 당시 송 전 시장의 ‘폐항 검토’에 맞서 국민의힘 김두겸 울산시장 후보는 ‘울산공항 확장 또는 신공항 건설’ 등을 주장했다.
지역사회에서 공항 폐쇄를 둘러싼 찬반이 극명하게 갈리자, 시는 지난해 3월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고 연구 용역을 발주, 약 1년 만에 마무리한 것이다.
용역에서는 울산공항 이전·폐쇄·현실 가능한 대안 등 주로 3가지 방안을 집중 검토했으나, 모두 이행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나왔다. ‘폐항 후 울산공항 부지를 개발하자’는 방안은 김두겸 시장 체제로 넘어오면서 고려 대상에서 제외했다.
먼저 공항 이전과 관련해 북구 당사, 울주군 언양, 경주 내남 방면 2곳 등 총 4곳 후보지가 발굴됐지만 전부 현실성이 떨어졌다. 후보지에 따라 이전 비용만 적게는 1조 1000억 원에서, 많게는 1조 9000억 원 가까이 들었다. 무엇보다 부산 가덕신공항, 대구경북통합신공항 등이 추진되는 만큼 울산에 새 공항이 들어서면 활용도가 극히 낮아질 것으로 판단했다.
공항 확장의 경우 이착륙 과정에서 안전성 강화를 위해 활주로 길이를 현행 2000m에서 500m 연장해 총 2500m로 늘리는 방안이 제시됐다. 울산공항은 국내 공항 가운데 활주로가 가장 짧아 180석가량 작은 비행기만 착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활주로를 연장하면 지금보다 훨씬 먼 거리에서 고도를 낮춰 접근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공항 남북측 아파트의 상층부가 항공기 동선과 겹칠 수 있는 등 난관이 많았다. 또 하천 매립, 도로 이설 등 추정 사업비만 수천억 원이 들어가 공항 이전만큼이나 실효성이 떨어졌다.
그나마 가장 실현 가능한 대안으로 북구 진장동 방면인 남측 활주로를 90m 확장하는 방안이 제시됐지만, 수백억 원 사업비를 투자하는 것 치고는 실익(이륙 중량 2% 개선)이 그리 크지 않았다.
울산시 관계자는 “용역 결과 공항 이전도, 확장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시민들이 울산공항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용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