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폭력 가해자 절반 이상 ‘연인·배우자’
2022년 여성의전화 상담 분석
전·현 배우자 41.9% 가장 많아
대부분 피해자 신상 잘 아는 사이
가정폭력 71.1%, 성폭력 49.1%
지난해 여성 폭력 피해 상담 통계를 분석한 결과, 가해자의 절반 이상이 과거나 현재의 연인 또는 배우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세계 여성의 날’인 8일 ‘2022년 한국 여성의전화 상담통계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전국 9곳 여성의전화를 비롯해 총 21개 상담소에서 지난 한 해 동안 진행한 상담 건수를 분석한 자료다. 총 상담 건수는 4만 1566건이었다. 이 중 초기 상담은 9026건이었고 나머지는 재상담 건수였다. 초기 상담 중 폭력 피해와 관련한 건수는 6567건으로 전체 초기 상담 중 72.8%를 차지했다.
폭력을 유형별(중복 응답)로 살펴본 결과, 가정폭력이 71.1%(4672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성매매를 포함한 성폭력 49.1%(3227건), 스토킹 11.8%(776건), 데이트폭력 11.3%(743건), 직장 내 성적 괴롭힘 7.2%(474건), 사이버성폭력 4.0%(261건) 순이었다.
폭력 가해자와 피해자 간의 관계를 살펴본 결과, 전·현 배우자인 경우가 41.9%(2752건)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전·현 연인이거나 데이트 상대자인 경우는 11.3%(744건)에 달했다. 친밀한 관계인 사람에 의한 폭력이 53.2%로 절반 이상을 넘긴 것이다. 이 밖에 부모·자녀·친척 등을 포함한 친족이 가해자인 경우는 15.6%(1027건), 직장 관계자는 8.6%(568건)였다. 모르는 사람인 경우는 2.3%(148건), 단순 대면인인 경우는 2.1%(139건)로 상대적으로 적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 같은 결과는 여성 폭력 피해자 대부분이 직장이나 거주지 등에서 신상 정보를 자세히 알 수밖에 없는 상대로부터 폭력을 당한 것으로 해석된다.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을 유형별로 분석하면, 신체적 폭력은 73%(2130건), 정서적 폭력은 62.7%(1830건), 경제적 폭력은 16.0%(466건), 성적 폭력은 14.7%(429건)이었다.
이 같은 문제를 겪은 피해자가 2차 피해를 당하거나, 가해자가 역고소를 하는 등의 문제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의전화 전체 상담 건수 중 2차 피해와 관련한 상담사례는 1284건에 달했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