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부산 아파트 거래량 시장반등 시그널인가, 아닌가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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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간 월 평균 거래 대비 분석
지난해 11월 20%, 지난달 49%
전문가 “초급매 물량 소화 과정”

부산의 아파트 거래량이 최근 증가하고 있다. 해운대구 일대 전경. 부산일보DB 부산의 아파트 거래량이 최근 증가하고 있다. 해운대구 일대 전경. 부산일보DB

부산의 아파트 거래량이 최근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거래량이 늘어나는 것은 일반적으로 시장이 반등하는 신호 중 하나로 여겨진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초급매 물량 소화’ 등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어 신중하게 시장을 바라보라고 조언했다.

8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부동산지인’에 따르면 2월 부산의 아파트 거래량은 1623건을 기록했다. 2009년 이후 2월 평균 거래량의 49% 수준이다. 부동산은 거래 후 30일 이내에만 신고하면 돼 실제 2월 거래량은 월 평균 거래량의 60% 수준까지도 올라갈 수 있다. 1월에는 1307건으로 월 평균 거래량의 43%, 지난해 12월에는 996건으로 28%, 11월에는 1064건으로 20%를 기록했다. 아파트 거래가 시기적인 요인을 탄다는 점을 고려하면 거래량 자체가 회복세에 있는 셈이다.



이는 정책 효과와 초급매 매물이 소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1월 3일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내놓아 문재인 정부에서 도입한 규제 대부분은 사라졌다. 규제지역이 해제돼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대출한도가 확대됐고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등 다주택자 중과세는 사라졌다. 또 9억 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최대 5억 원을 빌려주는 특례보금자리론이 나오자 6억~9억 원대 아파트의 거래가 이뤄졌다.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치며 부산의 아파트 가격은 대폭 하락했는데, 부산에는 상급지라도 9억 원대 아파트가 많기에 특례보금자리론 등의 정책이 아파트 매수를 고민하는 이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했다고 보여진다.

거래량 증가는 시장 반등의 신호로 보이지만 대다수 전문가는 섣불리 매수에 나설 시기는 아니라고 판단한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초급매’ 위주로 형성돼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시가보다 가격이 많이 낮은 초급매 물량이 소화되고 난 이후 급매로 나오는 물량이 얼마나 소화될지는 여전히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아파트 매매가격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전세가격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것도 시장을 긍정적으로 볼 수 없는 부분이다.

문숙향 부동산지인 이사는 “상승기일 때는 거래량도 많고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신호가 명확하게 보인다. 하락기에는 거래량 자체가 줄어 반등 시기를 알기가 쉽지 않다”며 “여전히 금리 인상 등의 다양한 문제가 있는 만큼 부동산 시장을 신중히 바라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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