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쇠락한 마을을 다시 일으킨 전략은?
700명 마을이 하나의 호텔로/시마다 슌페이
<700명 마을이 하나의 호텔로>는 일본의 한 산골 마을이 지방 재생의 아이콘으로 변화한 과정을 소개한 책이다. 그 마을은 도쿄 옆 야마나시현의 산골마을 고스케다. 한때 인구가 2200명이 넘던 이 마을은 700명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역대 촌장들이 30여 년간 중앙정부에 진정을 넣어 터널을 뚫고 근처에 휴게소까지 지었으나 더 이상의 방법이 궁한 처지였다.
마을 사람들은 2013년 환경 보존과 마을 조성을 전문적으로 컨설팅하는 ‘주식회사 사토유메’ 측에 마을 재생 사업을 맡겼다. 이탈리아에서 가마를 수입해 고스케촌의 장작으로 나폴리 피자를 구워 판매했고, 마을 주민들이 재배한 채소와 가공식품, 맥주 등을 판매하는 전시장을 꾸몄다. 일단 성공을 거두었다고 한다.
그러나 어떻게 마을 재생을 이어갈 것인지가 문제였다. 그래서 나온 ‘마을 재생 종합전략’이 “마을 전체를 하나의 호텔로 만들어 경제를 선순환시키자”는 것이었다. 당시 효고현의 마을 호텔이 화제였던 데서 아이디어를 가져왔다.
150년 된 ‘대갓집’이라는 커다란 빈집과, 가파른 절벽 위에 쓰러질 듯 서 있던 작은 두 채를 호텔로 만들었다고 한다. 호텔로 만드는 데 혼신의 힘을 쏟았다. 폐가가 새로운 공간으로 탄생하려면 당연히 그래야 했다. 마을 노인들도 의기투합했다. 호텔 운영 광고를 냈는데 젊은이들이 몰려들었다. 24절기에 맞춘 로컬 미식코스, 고즈넉하면서도 트렌디한 감성의 호텔이 만들어졌다. 점이 선이 되고, 선이 면이 되는 과정에서 사람과 마을이 중심에 놓일 때 지역은 지속가능한 미래가 된다는 것을 일깨운다. 시마다 슌페이 지음/김범수 옮김/황소자리/258쪽/1만 8500원.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