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째 출근 막힌 이순호 예탁원 사장, 과반 찬성 얻고 본사 입성할까
지난 3일 취임 후 노조 반대 계속
16~17일 찬반 투표 통해 투쟁 마무리
이순호 한국예탁결제원 신임 사장이 노조 반발로 2주 가까이 출근하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16일부터 이틀간 이 사장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 투쟁 지속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예탁결제원 노조는 이날부터 17일까지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이 사장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노조는 찬성표가 과반이 되면 이 사장을 상대로 한 출근 저지를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노조가 투쟁을 중단하면 예탁결제원은 20일께 부산 남구 문현동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본사에서 취임식을 열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앞서 지난 3일 예탁결제원 사장으로 임기를 시작했지만 노조의 반대로 2주째 본사 근무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는 “윤석열 대통령 대선 캠프 출신 은행전문가 사장은 필요없다”며 ‘친구 찬스 사장 내정이 공정이냐’, ‘예탁결제원 사장은 연습하는 자리가 아니다’ 등의 피켓을 들고 이 사장의 출근길을 막고 있다.
이에 노조는 내부 여론을 가감없이 전달하고 이 사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지난 15일 BIFC 본사 대강당에서 본사와 서울 사옥을 화상 중계 시스템으로 연결, 각각 100여 명,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청문회를 가졌다.
이 사장은 이 자리에서 그동안 노조가 제기한 문제에 관해 해명하고, 직원 질문에 답했다. 먼저 이 사장은 공모 과정에서 불거진 ‘낙하산’ 논란을 정면 부인했다. 노조 측에 따르면 이 사장은 “김소영 금융위위원회 부위원장과 같은 대학교를 나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캠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함께 일한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친구 찬스’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사장으로 선임됐다”며 “자본시장 전문가는 아니지만 예탁결제원 업무와 관련한 연구 경력이 있고, 관심도 많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회사가 산적한 대내외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발로 뛰겠다. 내년이 창립 50주년인 만큼 별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외부 컨설팅을 진행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겠다”며 “‘함께 갑시다’를 슬로건으로 직원의 우려와 걱정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