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실무 사무총장 빼고 ‘탕평’ 당직개편 민주 또 시끌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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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 측근 그룹 7인회 후퇴
비명 송갑석 지명직 최고위원
친문 한병도 전략기획위원장
당 원로도 5선 사무총장 비판
비명계, 불만 계속 이어질 듯
친명 ‘개딸’ 옹호에 비명 “걸림돌”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7일 당직 개편을 단행했다. 이재명 당대표의 측근인 ‘7인회’가 당직을 내려놓은 반면 송갑석 의원이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되는 등 비명(비이재명)계와 ‘친문’(친문재인)계가 중용됐다. 하지만 핵심 당직인 사무총장이 교체되지 않아 당내 불만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개혁의 딸(개딸)로 통하는 강성 지지층 대응 논란으로 당은 여전히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통합, 탕평, 안정을 고려해서 당직 개편을 했다”고 밝혔다. 이날 개편으로 지명직 최고위원으로는 당내 비명계 모임인 ‘민주당의길’ 일원으로 인적쇄신을 요구해 온 송 의원이 지명됐다. 신임 정책위의장으로는 계파색이 옅은 김민석 의원이 임명됐으며, 정책위 수석부의장으로는 ‘정세균계’ 김성주 의원이 임명됐다.

친문계에서는 한병도 의원이 신임 전략기획위원장을 맡았다. 한 의원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과 당 원내수석부대표 등을 지냈다. 문재인 정부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낸 권칠승 의원은 수석대변인을 맡았다. 또 제3사무부총장인 디지털전략사무부총장으로는 초선의 박상혁(경기도 김포을) 의원이 임명됐다. 대변인단 가운데 김의겸·임오경 대변인이 물러나고 박성준·한민수 대변인은 유임됐다.

이번 당직 개편에서는 이 대표의 측근 그룹인 ‘7인회’의 후퇴가 눈길을 끈다. ‘7인회’는 2021년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이 대표의 ‘30년 지기’인 정성호 의원을 비롯해 김영진·김병욱·임종성·김남국·문진석 의원과 이규민 전 의원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통한다.

이 대표가 당대표를 맡은 이후 7인회 회원은 주요 당직을 차지했다. 김병욱 의원은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을, 김남국 의원은 정책위원회 미래사무부총장을, 문진석 의원은 전략기획위원장을 맡았다. 이번 당직 개편에서 세 사람은 모두 교체됐다.

하지만 이번 개편에서 핵심 당직인 조정식 사무총장이 교체되지 않아 비명계의 불만이 계속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무총장은 총선 공천 과정에서 실무를 책임지는 중요 당직이다. 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의원은 지난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5선이나 한 사람이 사무총장을 하는 것도 모양은 안 좋다”고 말했다.

친명계에선 당직 개편과 관련, 친명이 다수인 기존 최고위원회와 호흡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친명 핵심인 김남국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인터뷰에서 “새롭게 지도부에 참여하는 지명직 최고위원도 의사결정을 할 때는 민주당을 위한 결정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들어오는 게 제일 중요하다”면서 친명계 중심의 선출직 최고위원들과 갈등을 빚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폈다.

당직 개편이 당의 화합을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해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강성 지지층에 대한 대응 방식을 놓고 파열음은 이어지고 있다. 박용진 의원이 ‘개딸이 당 단합의 걸림돌’이라며 비판에 나섰지만 친명계에선 개딸 옹호 발언이 이어진다. 김남국 의원은 박용진 의원의 발언에 대해 “정치인이 국민과 소통하지 않고 오만한 태도로 국민을 비판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말을 더 경청하고 소통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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