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낙동 벚꽃길 ‘노점상’ 점령… 냄새 불쾌 vs 먹거리 필요
"계고장 붙이고도 '배짱영업'
가드레일 바로 옆 사고 우려"
"4년 만의 '노마스크 꽃놀이'
먹고 즐기는 분위기 더 중요"
부산 벚꽃 명소로 꼽히는 사상구 낙동제방 벚꽃길에 계고장을 붙이고도 ‘배짱 영업’을 하는 불법 노점상이 또다시 등장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주말 동안 종일 단속에 나서도 모자랄 만큼 불법 노점이 판친다고 호소한다.
일각에서는 4년 만에 돌아온 ‘노마스크 꽃놀이’ 현장에서 시민들이 음식과 풍경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지자체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27일 〈부산일보〉 취재진이 찾은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 인근 낙동제방 벚꽃길엔 노점상 최소 20곳이 영업하고 있었다. 대부분 노점상은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 발부한 노란색 계고장을 노점에 붙이고도 손님들을 맞이하는 ‘배짱영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환경청이 불법 영업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게시했지만, 경고를 무시하고 활개치는 노점상에 힘없이 나풀거렸다.
일부 노점은 아예 제방 잔디밭에 테이블 10여 개를 펼쳐 놓고 부추전이나 편육, 소주와 생탁 등을 팔며 마치 식당을 차린 듯한 모습을 자아냈다. 테이블 바로 옆엔 가드레일 하나를 두고 강변대로가 펼쳐져 있어 빠른 속도로 달리는 차량에 혹시 모를 사고가 날 우려도 제기된다. 벚꽃길을 찾은 시민 손 모 씨는 “꽃을 즐기러 왔는데, 음식 냄새와 연기에 굉장히 불쾌하다”며 “진해에도 다녀왔는데, 여기가 훨씬 상황이 심각한 것 같다”고 전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지난 25~26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낙동제방 벚꽃길 일대에 불법 노점상 단속에 나섰고, 양일간 104곳에 계고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환경청 관계자는 “낮에는 70~80곳이, 밤에는 40~50곳이 노점상 영업을 한다. 단속원이 앞에 서있을 때만 잠깐 멈출 뿐, 금세 영업을 다시 시작한다”며 “상인이 단속원에게 인적사항을 알려주지 않는 등 현장에서 협조도 잘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환경청 측은 인력과 단속 권한 한계로 지자체의 도움 없이는 불법 노점상 근절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청은 두 차례 관할 지자체인 사상구청에 협조 요청을 보냈다고 밝혔다. 환경청 측은 “우리 환경청의 관할 지역이 경남 지역 강변 대부분을 아우르기 때문에 사상 낙동제방만 인력을 집중하기 어렵다”며 “그런데도 이곳 상황이 심각해 다음 주말에는 인력을 더 투입해서 집중적인 단속을 벌일 계획이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4년 만에 돌아온 마스크 없는 꽃놀이 현장에서 상인들은 선을 지켜가며 음식을 판매하고, 시민들은 꽃과 간식을 함께 즐기며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벚꽃길에는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핫도그 등 간식을 사먹으며 꽃놀이를 즐기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한 노점 상인은 “이런 데 나오면 밥이나 간식 사 먹을 곳이 딱히 없고, 사람들도 먹고 즐기러 나온 것”이라며 “너무 과하게 쓰레기 처리를 제대로 안하면 큰 문제가 되겠지만, 어느 정도는 즐길 수 있도록 지자체에서 나서서 정리해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사상구청은 지난 주말 낙동제방 일대를 다니며 노점 영업을 자제해달라고 계도 활동을 벌였다. 다음 달 1일부터 열리는 삼락벚꽃축제에서는 별도로 식료품을 판매하지는 않고, 구청 직원들이 나서서 계도활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사상구청 측은 “축제 날에는 개회식과 버스킹 공연 외에 따로 행사는 하지 않는다”며 “대신 현장에서 행정 지도를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