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거꾸로 간다] 고령화를 기회로
초의수 신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우리나라는 가속 고령화 사회이다. 2022년 고령화율은 17.5%이지만 2025년 20.6%로 초고령사회가 되며, 2035년 30.1%, 2050년 40.1%로 일본을 앞질러 전 세계 가장 고령화율이 높은 국가가 된다.
UN 정의에 따르면 노인인구 20% 이상이 초고령사회지만 30% 이상은 정의된 바 없었는데 필자는 이를 ‘초초고령사회’로 제안해본다. 2022년 부산의 고령화율은 21%로 전국 대도시 중에서는 가장 높으며, 2030년 30.1%, 2040년 38.4%, 2050년 43.6%로 부산의 초초고령사회 가속 속도는 특·광역시 중에서 가장 빠르다.
유례 없는 초고령사회는 부담과 위기이다. 향후 고령화는 소비감소, 생산위축, 투자감소, 일자리 축소 등 악순환과 성장 정체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의료비, 돌봄재정, 연금 등 노후소득 등 국가와 개인이 부담해야 할 몫은 전 세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혁신적 노력이 필요하다.
일본 아이치현 오부시는 건강과 웰빙으로 고령 도시의 운명을 바꾼 좋은 사례이다. 도시 내 국립의료센터를 2004년 국립장수의료센터로 전환하고 노화연구와 건강 장수사회 실현의 싱크탱크로 발전시켰다. 도시발전 비전 및 전략을 건강과 장수의 “행복한 고령사회”에 두고 도시 내 건강·의료·복지·요양시설의 거대한 집적화로 웰니스 밸리를 만들어서 초고령사회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다. 일본 도쿄 역시 도립노인병원과 함께 노화종합연구소를 통해 노화 연구를 하여 행복한 노후생활을 위한 비밀을 밝혀내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의 선시티나 레저월드 같은 대규모 은퇴자촌은 지금까지 북미 전역에서 건강한 은퇴생활을 즐기려는 노인들이 몰려드는 거점이 되었고, 듀크대 등 미국 저명한 대학들 100여개 이상은 아예 대학 기반의 은퇴자촌을 만들어 지역 활력의 기회로 연결시키고 있다.
초고령 가속도시 부산이 다가올 고령 지진을 막으려면 오히려 웰에이징 파일럿 도시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행복하고 좋은 노화, 즉 웰에이징을 실현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웰에이징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항노화의 보건의료, 산업, 연구개발, 휴양관광을 육성하며, 15분 내 복지와 돌봄이 실현되는 커뮤니티 케어 기반을 튼튼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필자를 포함해 부산의 여러 교수들이 2000년대 초반부터 노력하였으나 아직 결실을 거두지 못했던 국가적 노화 연구기관인 국립노화연구원도 차제에 부산에서 꼭 실현되었으면 한다. 이제 고령화가 기회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