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분양 시장 "봄은 아직 멀었다"
28일 진행 1순위 청약 결과
푸르지오 더원 4.82 대 1
제니스 오션시티 0.51 대 1
분양가 두고 공급·수요 괴리
부산 아파트 청약 시장의 '봄'은 아직 오지 않았다. 최근 분양에 나선 건설사들의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지난해 평균 수준에 훨씬 못 미치는데다, 일부 단지는 1순위에서 미달돼 부동산업계의 충격이 크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함께 상승한 분양가에 대한 실수요자들의 부담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29일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28일 1순위 청약 결과, ‘해운대역 푸르지오 더원’은 4.8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두산위브더제니스 오션시티’는 0.51 대 1에 그쳤다. 분양시장에서는 1순위 청약 결과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2순위부터는 투자 수요가 많은데 실수요자들이 청약을 하는 1순위 결과가 전체 분양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지난해 부산 지역 아파트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은 37.4 대 1이었다.
해운대역 푸르지오 더원은 251가구(특별공급 미달 포함) 모집에 1211명이 신청했다. 전용면적 84㎡형이 9.32 대 1로 경쟁률이 가장 높았고 이어 59㎡형 A·B 평면이 최고 6.22 대 1로 1순위 마감했다. 74㎡형은 1.96 대 1을 기록했지만 예비입주자 확보를 위해 2순위 청약을 실시했다.
두산위브저제니스 오션시티는 1878가구(특별공급 미달 포함) 1순위 청약에 불과 967명만 신청, 0.51 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보였다. 전용 59㎡와 84㎡ 등 2개 주택형의 A평면만 3.19 대 1과 1.13 대 1로 청약자가 공급가구 수를 웃돌았다. 하지만 두산건설은 예비입주자 확보를 위해 모든 주택형의 평면에 대해 2순위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았다.
분양업계는 두 단지 청약 결과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이번 정부의 부동산 시장 활성화 정책의 영향을 확인할 수 있는 부산 첫 번째 단지이기 때문이다. 부산에서 올 초 첫 분양한 ‘에코델타 푸르지오 린’의 청약경쟁률은 12.11 대 1로 비교적 높았다. 하지만 이 단지는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공공택지 분양이어서 일반 분양단지와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예상보다 더 저조한 청약 결과에 분양업계는 다소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해운대역 푸르지오 더원은 부산도시철도 2호선 해운대역과 매우 가까운 지리적 이점이 1순위 마감이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2순위까지 진행했다.
특히 청약자 수가 미달된 두산위브더제니스 오션시티를 두고는 여러 평가가 나온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2000세대가 넘는 대단지 분양에 브랜드 아파트라는 상징성이 있지만, 실수요자들이 분양가 등에 대해 부담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몇 년새 이렇게 낮은 청약 경쟁률을 보인 적이 없었는데, 이번 청약 결과는 앞으로 부산의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되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신호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산위브더제니스 오션시티는 평당 1700만 원대 분양을 했다. 공공택지라 분양가가 저렴한 에코델타 푸르지오 린이 1600만 원대에 분양을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반 택지치고는 저렴하게 나온 편이다. 또다른 분양업계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이제 더 저렴한 분양가는 기대하기 어려운데 시장은 올라간 분양가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듯하다”며 “향후 분양을 앞둔 단지들이 고민을 하게 될 지점”이라고 말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부산지역 올 2월 ㎡당 평균 분양가는 579만 3000원이다. 이를 평(3.3㎡)당 분양가로 환산하면 1911만 6900원이다. 또 1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50.9를 기록했다. 1년 전인 2022년 1월 141.9에 비해 9포인트(P) 늘었다. 건설 공사비가 계속 오르는 것을 감안하면 분양가가 더 낮아지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다.
한편 해운대 푸르지오 더원은 다음 달 4일 당첨자를 발표하고 정당계약은 17일부터 19일까지다. 두산위브더제니스 오션시티는 역시 내달 4일 발표, 정당계약은 같은 달 17~21일까지 5일간 진행된다. 정당계약 이후에는 예비당첨자 계약, 무순위 청약, 선착순 계약 등 순서로 진행된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