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일상의 숨은 과학적 원리를 보여주다
만일 물리학으로 세상을 볼 수 있다면/정창욱
자동차를 타서 멀미하는 이유는 두뇌에 차량의 진동이 전달돼 자율신경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성인 남성이 자동차를 탔을 때 진동수가 1분에 45번보다 적으면 어지럽다고 느끼고 120번을 넘으면 승차감이 불편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진동수가 1분에 60~120번 이뤄지도록 장치를 조절해 자동차를 만든다. 이처럼 특정 고유진동수를 지닌 물체가 그와 같은 진동수를 가진 힘을 주기적으로 받을 때 진폭과 에너지가 크게 증가하는 현상을 ‘공명’이라고 부른다. 미술관에서 자신의 마음을 비추는 그림 한 점을 만나면 사람들은 이심전심의 순간을 경험한다. 각자가 가진 마음의 고유진동수가 증폭하면서 울림을 만들어내는 순간이다. 사람들은 물리적 지식이 없어도 서로 공감하면서 감동하는 공명의 순간을 일상에서 경험하며 살아간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물리학과 교수인 저자는 <만일 물리학으로 세상을 볼 수 있다면>에서 “과학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고 전한다. 책은 일상의 숨은 과학적 원리는 물론 우주 시대 지구인이 꼭 알아야 할 최소한의 물리 지식을 담았다.
‘고밀도’와 관련된 물리 개념에서는 전기자동차의 화재 사고가 예로 나온다. 이는 전기 배터리에 에너지가 높은 밀도로 저장된 탓에 발생한 사고이다. 스마트폰에 집약된 고밀도 정보는 해킹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에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한다.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물리학은 지식이 아닌 지혜를 얻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정창욱 지음/콘택트/336쪽/1만 9000원.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