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노란 비옷의 비밀을 알려줄게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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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 달린 노란 비옷/윤재인·장경혜

모자 달린 노란 비옷 표지. 모자 달린 노란 비옷 표지.

채진이는 늘 노란 비옷을 입는다. 심지어 잘 때도 모자 달린 비옷을 입는다. 채진이가 노란 비옷을 처음부터 입은 것은 아니다.

<모자 달린 노란 비옷>의 주인공은 얼굴이 크다. 할머니는 ‘보름달’ 같다고 하고 아빠는 ‘얼큰이’라고 부른다. 귀엽다고 하는 소리겠지만 채진이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마를 가리려고 앞머리를 내려봤지만 바람이 불면 바로 드러난다. ‘어떻게 하면 얼굴이 작아질까’를 고민하던 채진이는 패션쇼에서 모델들이 모자 달린 비옷을 입고 무대를 걷는 장면을 본다. “이거야! 이제부터 난 모자 달린 노란 비옷만 입을 테야!”

채진이는 비옷 모자 끈을 당겨 얼굴을 손바닥만큼 작아지게 만든다. 비도 안 오는데 비옷 입는다고 친구들이 놀려도 절대 벗지 않는다. 한여름 비옷을 입고 길을 나선 채진이는 겨울 점퍼를 입은 미소를 만난다. 채진이는 알았다. 미소는 뚱뚱한 몸을 가리기 위해 점퍼를 입었다는 것을.

사람들은 타인의 외모에 대해 쉽게 이야기한다. 대놓고 하는 외모 평가만 문제가 아니다. 가장 가까운 이들이 애정을 담아 부르는 별명에도 외모 평가의 요소가 들어 있을 수 있다. 저자는 ‘모자 달린 노란 비옷과 커다란 점퍼’가 외모 평가에 상처받은 아이들의 위장복 또는 방호복임을 보여준다.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모양.’ 외모는 외모일 뿐이다. 외모가 한 사람의 모든 것을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아이들이 마음의 비옷을 벗어 던지고 자신에게 당당할 수 있게 하려면, 외모에 대한 왜곡된 기준과 외모 평가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지 않을까. 윤재인 글·장경혜 그림/느림보/40쪽/1만 5000원.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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