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수상자 이지숙 씨 “대나무처럼 다양하게 쓰이는 사람 될 것” [제43회 전국서도민전]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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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향’에 빠져 아기 업고 공부
“문인화 대중화로 더 발전하길”

제43회 전국서도민전 대상을 받은 이지숙 씨는 “문인화의 대중화를 꿈꾼다”고 말했다. 정종회 기자 제43회 전국서도민전 대상을 받은 이지숙 씨는 “문인화의 대중화를 꿈꾼다”고 말했다. 정종회 기자

“평생 이렇게 큰 상은 처음이라 실감이 안 납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생각하겠습니다.”


제43회 전국서도민전 대상 수상자인 이지숙 씨는 문인화와 처음 만났던 때를 떠올렸다. “10년 전 둘째를 임신하고 태교 삼아 주민센터에서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3개월 뒤 출산을 했는데 문인화가 너무 재미있었다. “아기 백일 지나고 다시 찾아갔습니다.” 1주일에 한 번 이 씨는 아기를 등에 업고 주민센터에서 문인화를 공부했다. “먹의 매력에 흠뻑 빠져서 하나도 힘들지 않았습니다.”

이 씨는 스승 현곡 홍현숙 선생도 이 때 만났다. 주민센터에서 3년 정도 배운 뒤 선생의 화실에 들어갔다. 홍 선생은 이 씨에 대해 “배움에 있어 꾸준하고 성실하다”고 칭찬했다. 꾸준함은 성과를 냈다. 이 씨는 2019년 청남서예대상 우수상, 2020년 전국서도민전 특별상을 받았다.

대상 수상작 ‘높은 절개 맑은 풍류’는 사군자 중 대나무를 그린 작품이다. 이 씨는 개인적으로 대나무를 좋아해 제일 많이 그렸다고 했다. 대나무는 가냘프지만 강직하다. “바람이 거세게 불어도 꺾이지 않는 절개와 기품이 있습니다. 대나무처럼 살고 싶다, 대나무를 닮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서 그렸습니다.” 이 씨는 “화선지에 검은 먹이 어우러지는 것이 단순하지만, 그 속에서 힐링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씨는 “집에서 집중해서 그림을 그릴 때면 남편과 아이들이 방해되지 않게 조심조심 걸어 다닐 정도”라며 가족의 지지에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자신이 문인화 공부를 하는 모습 자체가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했다. 이 씨는 또 “선생님을 잘 만나서 여기까지 온 것 같다”며 “화실 막내인 저를 좋게 봐주신 선배님들께도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40대인 이 씨는 문인화 분야에서는 ‘젊은 층’에 속한다. “문인화가 대중화되어서 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문인화의 매력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 씨는 마지막으로 다양하게 활용되는 대나무의 쓰임을 이야기했다. “생활용품으로도 쓰이고 그림 도구로도 쓰이는 대나무처럼 저도 다양하게 쓰이고 싶습니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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