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제대 단전·단수 겨우 피했다…파산 가능성 ‘솔솔’
최근 밀린 전기세 완납…단전·단수 막아
임직원 임금·공공요금 등은 여전히 미납
재정난 개선 기미 없어 파산 신청 전망
법인 관계자 “운영 문제 없도록 최선 다하겠다”
4월부터 단전·단수가 예고됐던 경남 진주 한국국제대가 일단 최악의 상황은 모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심각한 재정난이 여전히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대학 파산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2일 한국국제대 관계자에 따르면 대학은 최근 밀린 전기세 3개월치, 약 1억 1500만 원을 완납했다.
앞서 한전은 3월 말까지 밀린 전기세를 내지 않을 경우 대학 측에 전기를 끊겠다고 통보했다.
당시 한국국제대는 밀린 교직원 임금 탓에 통장이 압류되면서 등록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대학은 최근 학교 명의의 새 계좌를 개설한 뒤 신입생 등록금을 받아 밀린 전기세를 납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도세 약 1500만 원은 여전히 미납 상태지만, 진주시는 학교라는 특수성과 학생 피해 방지 등을 고려해 당분간 물을 끊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한국국제대는 이달부터 전기와 수도가 끊긴 채 수업을 진행하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됐다.
하지만 급한 불만 껐을 뿐, 학교 정상화는 여전히 요원하다.
밀린 임직원 임금만 100억 원대에 달하며, 사학연금 6억 2000만 원, 건강보험 2억 4000만 원, 국세 5300만 원, 지방세 2800만 원, 수도세 1500만 원 등 공공요금은 여전히 미납상태다.
특히 새로 개설한 계좌도 언제 압류될 지 모른다.
학교 경영권을 가진 법인이 학교 정상화를 위해 자금을 투입해야 하지만, 현재 법인의 재정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전기와 물이 들어와 일단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상화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어 등록금을 내야 하는 건지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상황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으면서 대학 파산 이야기도 본격적으로 흘러 나오고 있다.
교수회와 교직원 노조, 대의원회 학생 등으로 구성된 대학구성원 모임은 법인의 정상화 의지가 없다고 보고, 조만간 공청회 등을 거쳐 법원에 파산신청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는 등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인데, 이르면 이달 중으로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대학구성원 모임의 한 관계자는 “학교가 문을 닫고 학생들이 다른 학교에 편입학하는 게 낫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파산신청만이 대학 구성원들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법인 관계자는 “향후 이사회를 통해 이사장이 선출되면 재학생들의 졸업 때까지 학교시설운영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