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도 전에 내상만 남긴 윤 대통령 미국 국빈 방문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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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스타 공연’ 비용 전가 등으로 불발
참모진 잇단 교체, 의제 조율 우려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전라남도 순천시에서 열린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전라남도 순천시에서 열린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이달 말 미국을 국빈 방문해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지만 뜻하지 않은 악재 탓에 준비는 순탄치 않다. 무엇보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과 이문희 외교비서관, 김일범 의전비서관 등 대통령실 외교·안보라인 참모가 최근 잇따라 교체돼 회담 의제와 일정 조율이 제대로 될지 우려된다.


이번에 사퇴한 김 전 안보실장은 지난달 5일간 워싱턴을 직접 방문해 백악관, 국무부 인사를 두루 접촉하며 윤 대통령의 방미와 관련된 제반사항을 논의했다. 후임으로 임명된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이 최근까지 주미대사를 맡았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게 대통령실 설명이지만 지금껏 준비해 온 외교라인의 부재가 아쉽다는 지적이다.

미국 국빈 방문 때 선보이려 한 문화 공연도 뒷말을 남긴 채 무산됐다. 한국과 미국은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의 국빈 만찬 때 걸그룹 블랙핑크와 미국 팝가수 레이디 가가의 합동공연을 추진했다. 하지만 외교·안보 라인의 교체가 이번 합동 공연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돌았다. 미국 측이 한류스타 공연 프로그램에 적극적이었는데 이들이 윤 대통령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해당 일정에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자 ‘보고 누락’ 경위와 이유를 놓고 말이 나돌았다. 이런 가운데 미국 측이 해당 공연에 소요되는 비용을 한국에 부담시키려 한 것으로 알려진 이후(부산일보 지난달 31일 보도) 결국 공연은 불발됐다.

대통령실은 해당 보도가 나오자 출입기자들에게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공연은 대통령의 방미 행사 일정에 없다”고 공지했다. 외교·안보 참모들이 합동공연 추진 과정에서 실책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여론의 비판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고 보고 미국과의 협의를 사실상 중단한 것이다. 실제 이번 공연이 성사됐다면 상당한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됐고 이를 한국이 부담했다면 국빈 초청 취지도 퇴색됐을 것이라고 지적됐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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