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초 내 복귀” 명령에 훈련병 100여 명 계단서 넘어져 부상
공군 훈련병 교육에서 소대장 무리한 지시 ‘논란’
“생활관까지 10초 내 복귀” 명령에 전력질주 화 불러
서로 뒤엉키며 부상 속출…해당 소대장, 훈육업무 제외
경남 진주시 공군 기본군사훈련단 훈련병 100여 명이 교육훈련을 받던 중 무리한 명령 탓에 계단에서 뒤엉켜 넘어지는 사고가 뒤늦게 알려졌다.
3일 공군교육사령부와 공군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이른바 ‘10초 사건’으로 불리는 이번 사고는 지난달 1일 저녁에 발생했다.
당시 공군 845기 3대대 훈련병 1400명은 연병장에서 훈련을 받고 있었다. 교육을 주관하던 소대장 A 씨는 훈련병들의 군기가 흐트러지자 “생활관으로 10초 안에 복귀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연병장에서 생활관까지는 100m 정도 거리로, 전력 질주를 해도 10초 안에 들어가기는 불가능하다.
4개 중대 가운데 앞서 달린 1개 중대가 복귀에 실패해 얼차려를 받았다.
이를 지켜본 다른 훈련병은 전력 질주를 했고 생활관 좁은 계단에서 100여 명이 뒤엉켜 넘어졌다.
이 사고로 훈련병 7명이 타박상과 어깨 탈골, 치아 마모 등의 피해를 입어 치료를 받았다.
공군 기본군사훈련단 안전방침상 계단에서 뛰는 것은 금지돼 있지만 당시 소대장이 ‘10초 세기’를 멈추지 않은 탓에 훈련병들은 전력으로 질주할 수밖에 없었다.
이 사고는 해당 훈련병들의 훈련 기간이 끝난 뒤 공군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공군갤러리에 공개되면서 공분을 샀다.
한 훈련병은 “계단에서 밀지 말라는 고함과 비명이 오갔다”며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문제가 확산되자 A 씨는 다음날 강당에서 병사들에게 사과했고, 공교사는 “훈련병들 부상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공식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교육운영위원회 심의를 통해 A 씨를 훈육업무에서 제외하는 한편, ‘올바른 훈육문화 간담회’를 열어 모든 훈육요원들에게 교육을 실시했다.
공교사 관계자는 “향후 훈육요원들의 안전의식을 더욱 높이고 유사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