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엑스포 실사단, 세계 향한 부산의 열정 느껴 보라
해상 불꽃쇼 100만 명 모여 감동 선사
문명에 기여할 각오로 모든 걸 걸어
그들이 마침내 부산에 온다. 국제박람회기구(BIE)의 파트릭 슈페히트 실사단 단장을 비롯한 8명의 실사단원이 4일 오전 KTX 편으로 부산에 도착한다. 3일에는 이창양 산업통상부 장관, 박진 외교부장관, 김진표 국회의장, 한덕수 국무총리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까지 한국을 움직이는 인물들을 차례로 만났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기원 행사에 참석해 한국의 유치 의지가 여간 강하지 않음을 직감했을 것이다. 하지만 부산역에 내리는 순간 부산은 공기부터 다르다는 사실을 피부로 실감할 것이다. 부산은 엑스포에 모든 걸 걸었다.
부산은 역사적으로 외래 문물을 받아들이는 첨병이었다. 한국전쟁 동안 부산은 임시수도였다. 1960년대 이후 부산은 산업 부흥의 기지 역할을 했다. 이 같은 역사의 흔적이 부산의 거리 곳곳에 남아 있다. 실사단이 제대로 보고 평가해 주었으면 좋겠다. 이들이 부산에서 찾는 첫 목적지인 을숙도 생태공원은 쓰레기 매립장으로 버려진 땅이 오랜 복원 공사를 통해 재탄생한 것이다. 철새가 날아드는 생태 공간에서 부산엑스포의 부제인 ‘자연과의 지속가능한 삶’을 직접 확인하고 체험해 주길 희망한다. UN이 지정한 세계 유일의 기념공원인 부산UN기념공원에서는 엑스포를 통해 우리가 세계 평화를 구현해 보겠다는 각오를 느껴 보시라.
또한 부산은 바다를 배경으로 한 화려한 불꽃축제를 자랑하는 관광의 도시다. 세계를 향한 부산의 열정이 6일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열리는 엑스포 유치 기원 초대형 해상 불꽃쇼에서 절정에 달할 전망이다. 이날 불꽃쇼에는 무려 100만 명이 모여 실사단에게 압도적인 감동을 선사할 계획이라고 한다. 바다를 움직이는 파도처럼 세계를 움직이고 있는 부산의 K-웨이브를 만끽하시라. 부산에서는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불꽃축제 기간에도 큰 사고가 없었다. 부산은 인파가 몰리는 대형 행사도 안전하게 치러 낼 충분한 역량을 갖춘 도시라는 의미다.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의 가교 역할을 잘해 나갈 자신이 있다. 한국은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지위가 변경됐다. UNCTAD의 회원국이 선진국으로 지위가 바뀌기는 1964년 기구가 만들어진 뒤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누구보다 개도국 입장을 잘 아는 한국은 개도국부터 선진국까지 아우를 수 있다. 특히 부산은 한국의 ‘해양수도’라고 불린다. 미·중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대륙 세력’과 ‘해양 세력’의 교차지역 부산에서의 엑스포는 의미가 크다. 엑스포 개최 예정지 북항은 재개발사업을 통해 노후 항만에서 도시로 재탄생해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2030부산엑스포는 세계 문명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부산은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갈 준비가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