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법 논의 급물살…용어는 하나로 CBDC 포함은 이견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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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무위, 법안소위서 논의
시급성 고려 단계적 입법 합의
명칭 혼재 해결 위해 가상자산 통일
CBDC 제외 여부는 여전히 평행

정부와 국회는 가상자산 투자자 보호를 위해 최소한의 규제 마련이 시급하다는 데 뜻을 모으고 먼저 이용자 보호와 관련된 법안부터 제정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9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 모습. 연합뉴스 정부와 국회는 가상자산 투자자 보호를 위해 최소한의 규제 마련이 시급하다는 데 뜻을 모으고 먼저 이용자 보호와 관련된 법안부터 제정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9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 모습. 연합뉴스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가상자산 관련 입법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정부와 국회는 가상자산 투자자 보호를 위해 최소한의 규제 마련이 시급하다는 데 뜻을 모으고 먼저 이용자 보호와 관련된 법안부터 제정한다는 방침이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달 28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가상자산 규율 제정안 11건 등 가상자산 투자자 보호 관련 법안 18개를 논의했다.

국회 회의록을 살펴보면, 참석자들은 가상자산법과 관련해 합의 가능한 부분을 우선적으로 입법을 진행하고 나머지는 추후에 논의하는 ‘단계적 입법’에 합의했다.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은 “오랫동안 정체돼 있는 사안이다. 굉장히 시급하고, 테라·루나 (사태와)관련돼서도 피해도 있다”면서 “1단계는 일종의 거래법 개념, 이용자 자산 보호, 불공정 거래에 집중하고 2단계에선 영업행위라든가 상장, 발행 등으로 나눠 논의를 진행하면 간단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실효성 있는 규제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정합성이 부합되어야 한다”면서도 “이용자 보호의 시급성을 고려할 때 장기간 소요되는 국제기준의 정립을 기다리기보다는 필요한 최소한의 규제체제를 우선 마련하고 이를 보완해 나가는 점진적, 단계적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도 “윤 의원 의견에 동의한다”며 “종합적인 업권법을 (논의)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논란이 있기 때문에 가장 기초적으로 이용자 보호, 그 다음에 불공정 행위에 대한 것을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18개 법안에서 디지털자산, 암호자산 등 명칭이 혼재돼 있는 만큼 용어는 ‘가상자산’으로 통일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도 가상자산 용어 사용에 동의했다. 이에 따라 이들 법률안의 통일된 명칭은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가상자산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명시하는 등 세부 사안을 두고는 평행선이 계속됐다. CBDC는 실물 화폐를 대체, 보완해 각국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가상자산을 말한다.

금융위 측은 가상자산 사업자를 규제하고 있는 현행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CBDC 관련 내용이 없어 가상자산법에서 명시할 경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박민우 금융위 금융혁신기획단장은 “CBDC가 가상화폐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며 “오히려 그것을 명확하게 넣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김한규 의원은 “특금법과 차이가 나는 이유는 특금법을 개정할 당시엔 한국은행이 CBDC에 대해 적극적이지 않았고, 최근에는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가상자산에 관한 종합적인 법률을 새롭게 만드니까 CBDC를 조만간 정부가 준비할 가능성도 고려해 명확하게 배제해도 혼란은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일각에선 CBDC는 가상자산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내용을 법률에 포함할 경우, 대체불가능토큰(NFT) 같은 다른 것들도 세부적으로 규정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정치권과 금융가에서는 정무위가 이달 중 공청회를 진행한 뒤 법안 처리에 나설 것으로 관측한다. 일부는 쟁점 사안이 많아 법안 통과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도 내놓는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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