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이름 누락 인민일보, 배송 중단
인쇄본 긴급 파기에도 외부 퍼져
사고 책임자 가려 책임 물을 듯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최근 논평 기사에서 시진핑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의 이름을 빼먹는 사고를 일으켜 긴급히 배송을 중단했다고 홍콩 명보가 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저녁 인민일보에 게재된 “단결과 분투만이 중국 인민이 역사의 위업을 창조하는 유일한 길”이라는 내용의 논평 중 7번째 문단 6번째 행에서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중앙이…”라는 문장 앞에 ‘시진핑’이라는 이름이 누락됐다. ‘시진핑 동지’로 써야 하는데 ‘동지’만 쓴 것이다.
이 사실이 내부에서 인지된 직후 신문 배달은 급히 중단되고 해당 인쇄분은 파기됐다. 그러나 이미 배달된 신문은 회수되지 않았고, 대신 해당 신문은 봉인·폐기해야 하며 사회에 유출돼서는 안 된다는 통지문이 내려왔다. 명보는 이 과정에서 인쇄 사고 소식이 빠르게 퍼져나갔고 문제의 신문을 찍은 사진도 유통됐다며 이를 공개했다.
명보는 “한 관계자는 논평에서 ‘시진핑’이라는 세 글자가 누락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며 “인쇄 사고가 난 일부 신문이 회수되지 않아 이 같은 일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어 관계자는 이번 사고가 신문사 내부에서 발견되고 초반에 대처했지만, 결국 외부로 알려져 문제가 된 만큼 책임자를 적절히 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시진핑은 지난해 10월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통해 당 총서기와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3연임이 결정됐다. 이어 지난달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국가주석과 국가 중앙군사위 주석 3연임이 확정됐다.
인민일보는 일일 발행 부수가 230만 부라고 밝히고 있다. 2021년에는 일일 발행 부수가 346만 부라고 발표했다. 인민일보는 앞서 2010년 12월 30일 자에서는 당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이름 중 마지막 글자인 ‘보’(寶)를 ‘실’(室)로 잘못 표기한 기사를 내보냈다.
인민일보는 기사 마감 후 오류를 확인하고 다음 인쇄판부터는 바로잡았지만, 이미 인터넷을 통해 원 총리의 이름이 잘못 인쇄된 기사가 퍼져 나갔다. 이 일은 인터넷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그 직후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원 총리의 한자 오기로 인민일보 관계자 17명이 각종 처분을 받았다는 소문도 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