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랏빚 사상 첫1000조 돌파… 1인당 국가채무 2000만 원

황상욱 기자 eye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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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가채무 97조 늘어
연금 등 포함 국가부채 2326조
추경 등 국채 발행 증가 영향
정부 “재정 누수 차단하겠다”

사진은 3일 서울의 한 시장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상인들 모습. 연합뉴스 사진은 3일 서울의 한 시장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상인들 모습. 연합뉴스

넓은 의미에서의 나랏빚인 국가부채가 2300조 원을 넘으면서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중앙정부의 채무만 1000조 원을 훌쩍 넘겨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50%에 육박했다. 국민 수로 나눈 1인당 국가채무도 사상 처음 2000만 원을 넘었다.

정부는 이런 내용 등을 담은 2022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를 4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가부채는 2326조 2000억 원으로, 전년(2195조 3000억 원)보다 130조 9000억 원(6%) 늘었다. 국가부채는 국제 비교 기준으로 주로 쓰이는 국가채무(D1)와는 다른 개념으로, 연금 등 미래 부담이 예정된 비확정 부채까지 포함한다. 국가채무로 따지면 지난해 말 1067조 7000억 원으로, 전년(970조 7000억 원)보다 97조 원 늘며 처음으로 1000조 원을 돌파했다. 중앙정부의 채무는 1033조 4000억 원, 지방정부의 채무는 34조 2000억 원이었다.

지난해 초 소상공인에 대거 손실보상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편성하는 등 국채 발행액이 84조 3000억 원 증가한 영향이 컸다. 이에 지난해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9.6%로 1년 전 46.9%보다 2.7%포인트 높아졌다. 지난해 통계청 추계인구(5162만 8000명)로 나눈 1인당 국가채무는 2068만 원으로 지난해 처음으로 2000만 원을 돌파했다. 2021년 1876만 원에서 1년 새 192만 원 늘었다.

지난해 총세입은 573조 9000억 원으로 전년도 결산 대비 49조 8000억 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세금으로 걷힌 국세 수입(395조 9000억 원)이 전년 대비 51조 9000억 원 늘었다. 총세출은 559조 7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62조 8000억 원 증가했다.

적자 규모는 전년(-90조 6000억 원)보다도 26조 4000억 원 늘었다. 이에 따라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코로나19 확산 첫해인 2020회계연도(112조 원)를 넘어 역대 최대치를 새로 썼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5.4%까지 치솟았다. 세금이 1년 전보다 50조 원 넘게 더 걷혔는데도 나라 살림살이는 오히려 악화했다는 뜻이다. 이 시기 정부는 막대한 세수를 확보하고도 빚을 갚기보다는 지출을 늘리는 데 치중했다.

지난해 국가자산은 2836조 3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29조 8000억 원(1.0%)이 줄었다. 발생주의 재무제표가 도입된 2011년 이후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이는 금리가 상승하면서, 주식과 채권 가치가 동반 하락한 영향이 크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자산에서 부채(2326조 2000억 원)를 뺀 국가 순자산은 510조 원으로 2021년 670조 7000억 원보다 160조 7000억 원(24.0%) 줄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문재인 정부 때와 비교하면 국가부채 증가 폭이 줄긴 했지만, 올해 1~2월 세수가 세수가 전년보다 15조 원 감소하는 등 여건이 악화해 부채가 더 늘어날 것이란 우려섞인 전망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결산을 계기로 재정건전성에 대한 보다 엄중한 인식 하에 정부부터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재정준칙 법제화 등을 통해 건전재정 기조를 정착시키겠다”면서 “내년도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도 이번 회계연도 결산 내용을 반영해 무분별한 현금지원 사업 등 도덕적 해이와 재정 누수를 철저히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황상욱 기자 eye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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