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9일 신생아 귀가 찢어져…간호조무사 징역 2년 구형
부산 사하구 산후조리원서 귀 비트는 등 학대 혐의
검찰, CCTV 등 근거…“업무 중 과실” 학대 부인
같은 조리원서 지난해엔 신생아 낙상사고도
23시간 지나 부모에 알려…원장 등 검찰 송치
부산 사하구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생후 19일 된 신생아를 학대해 왼쪽 귀를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간호조무사에게 검찰이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이 산후조리원은 지난해 11월 ‘신생아 낙상사고’로 원장과 수간호사 등이 검찰에 송치된 곳이기도 하다.
9일 법조계와 피해자 측에 따르면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6단독은 지난 4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로 기소된 간호조무사 A 씨에 대한 결심공판을 열었다. A 씨는 2021년 2월 7일 오전 1시 10분께 사하구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생후 19일 된 신생아의 왼쪽 귀를 잡고 비트는 등 상해를 입혀 신체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A 씨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사건 직후 A 씨가 동료 간호조무사에게 손을 비트는 듯한 동작을 한 모습이 담긴 CCTV 등을 근거로 A 씨에게 아동학대 혐의 등을 적용한 것이다. A 씨 측은 아이가 상해를 입은 사실 자체는 인정하지만, 업무 중 과실에 의한 것이고 아동학대의 고의가 없었다며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 엄마 B 씨는 “A 씨가 사건 당일 오전 7시께 수간호사에게 ‘간밤에 사고 쳤다. 아기 귀를 잡아당겨 귀 뒤쪽으로 크게 상처가 났다. 반성한다’고 보낸 메시지도 확인했다”며 “게다가 한밤중에 벌어진 일을 다음날에서야 알렸다”고 말했다.
B 씨는 “아기가 너무 어린 탓에 마취를 할 수 없어 상처 봉합을 못했고, 19세 때 흉터제거술을 받아야 한다는 소견을 받았다”며 “아직 너무 어려 청력에 문제가 생긴건지 알 수 없는 상태”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이 산후조리원에서는 지난해 11월 생후 13일 된 아이를 높이 85cm 처치대에서 떨어뜨리는 ‘낙상사고’도 일어났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지난 2월 업무상 과실치상 등 혐의로 산후조리원 원장과 수간호사, 간호조무사 등 3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원장은 낙상사고를 당한 아이를 즉시 의료기관으로 이송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모자보건법 위반 등)도 받는다. 경찰 조사결과 조리원 측은 낙상사고 직후 같은 건물 병원의 의사가 아이를 살펴봤고, 외관상 큰 문제가 없다고 진단했다. 그리고 사고 하루 뒤인 29일 엑스레이 검사 결과 골절상 등을 확인해 23시간이나 지나서야 부모에게 사고 사실을 알렸다.
낙상 피해 부모 측은 “아이가 다치고 나서 ‘수유콜’을 받아 수유를 했다”며 “사고 사실을 더 일찍 알릴 기회가 분명 여러 번 있었는데 그걸 놓쳤다는 점이 가장 분통 터진다”고 밝힌 바 있다.
아이는 뒤늦게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다. 아이가 너무 어려 지적 능력은 5살 때까지 추적 검사를 통해 지켜봐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의 피해 사실을 접수한 사하구보건소는 조리원 측이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이를 경찰에 고발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