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1일 기준금리 결정… 연 3.5% 동결 무게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물가 상승률 하락·경기 하강 추세
전문가 10명 중 8명 "인상 멈출 것"
SVB·CS 파산 사태 등도 일부 영향
美 역대 최대 격차 두고는 고민 전망

11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다시 동결될지 관심이 모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올 2월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1년 5개월간 이어진 금리 인상을 멈추고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 11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다시 동결될지 관심이 모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올 2월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1년 5개월간 이어진 금리 인상을 멈추고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

11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또다시 동결될지를 두고 관심이 쏠린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년 만에 4% 초반대에 안착한데다 경기 하강 추세까지 더하면서 지난 2월에 이어 이번에도 현재 3.50%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서민 생활과 밀접한 근원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고 미국과의 기준금리 역전 폭이 역대 최대인 1.50%포인트(P) 수준까지 벌어진 까닭에 ‘베이비스텝’(0.25%P) 단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금통위는 11일 통화정책 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3.50%인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어느정도 안정화된 만큼 기준금리를 동결해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56(2020년=100)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4.2% 올랐다. 이는 전월 상승률(4.8%)보다 0.6%포인트 낮은 것으로 작년 3월(4.1%) 이후 1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 폭이다. 또한 경기 하강 추세가 뚜렷하다는 점도 이같은 전망에 무게를 더한다.

실제 채권 전문가 10명 중 8명은 기준금리 동결을 예측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지난 7일 발표한 ‘5월 채권시장 지표’(BMSI)에 따르면, 83명이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멈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기준금리가 오를 것이라고 예측한 17명 가운데 15명은 베이비스텝을, 빅스텝(기준금리 0.50%P 인상),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예측한 사람은 각각 1명씩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 금투협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높아지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기준금리 동결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며 “국내 물가 둔화세가 가시화되며 이달 금통위 기준금리 동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CS) 유동성 위기 등으로 고조된 금융위기 가능성도 한은의 추가 인상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지난 2월 기준금리 동결 직후 이창용 한은 총재와 금통위가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질문에 “인하를 논의하기 아직 이르다”고 답했지만 시장에선 이미 연내 인하를 점치는 분위기도 있다.

다만 미 연준이 지난달 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4.50∼4.75%→4.75∼5.00%) 올리면서 한국과의 격차가 1.50%P 역대 최대까지 벌어졌고, 특히 5월 미 연준의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한은이 베이비 스텝을 단행해 격차를 조금이라도 줄이지 않겠냐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금리 차이가 1.75%P 이상 벌어지면 환율이 뛰고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한은 총재는 올 2월 금리를 동결하면서 “이번 동결을 기준금리 인상이 끝났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한 바 있다.

또한 근원물가 상승세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는 점도 한은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 중 하나다. 지난달 근원물가 상승률은 4.8%로 전월(4.8%)과 동일했지만 전체 소비자물가보다 높은 것은 2021년 1월 이후 2년여 만이다.

근원물가는 농산물·원자재처럼 가격변동이 심한 것들을 제외하고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물품들의 가격을 모아 계산한 것으로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준다. 근원물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은 이유는 앞서 오른 원자재 물가의 상방압력이 아직도 2차 품목에 전이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