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부담… 대형 건설사 공공택지 사업도 '고심 중'
에코델타시티 11· 12· 24블록
공공분양아파트 사업자 공모
당초 높은 경쟁률 예상됐지만
일부 건설사 공사비 부담 포기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공공분양 아파트 민간사업자 공모를 둘러싼 경쟁이 예상보다 뜨겁지 않을 전망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기에도 안정적으로 분양을 할 수 있어 대형 건설사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가파르게 오른 원자재 가격 때문에 일부 건설사는 참여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 건설업계와 부산도시공사 등에 따르면 이달 말 진행될 ‘에코델타시티 11·12·24블록에 대한 민간사업자 공모’를 두고 대형 건설사 1곳이 단위 면적당 책정된 공사비가 너무 적다며 참여 포기 쪽으로 돌아섰다. 건설사들마다 사업 참여 전 손익을 따져보는 내부 심사를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11·12·24블록에 책정된 공사비가 내부 기준치를 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대형 건설사들도 참가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다른 대형 건설사 2곳 역시 비슷한 이유로 내부 심사가 보류된 것으로 알려졌고, 다른 업체들도 섣불리 참가를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공사비용을 두고 공공기관과 업체의 줄다리기야 늘 있는 일지만 건설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내부 심사 자체도 보수적으로 보는 경향이 크다”고 말했다.
에코델타시티 내 공급되는 단지는 부산도시공사가 토지를 제공하고 민간 대형 건설사 컨소시엄이 설계와 시공, 책임준공, 분양을 실시하는 민간참여형 공공분양 아파트다. 부동산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공공분양 사업에 대한 건설사의 관심은 높았다. 저렴한 분양가 때문에 분양 성적이 늘 좋아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물가 변동에 따라 공사비 계약금이 변하는 물가연동 조항도 적용되며 리스크가 더욱 줄어 공공분양 사업의 매력은 더 크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대형 건설사의 참여 포기는 그만큼 치솟고 있는 공사비에 대한 압박이 심하다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실제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올 1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50.9로, 전년 동기(141.9)보다 9포인트(P) 증가했다.
이에 대해 부산도시공사는 타지역 도시공사 건설비용 상승률, 주변 개발 여건 등을 고려해 이미 사업이 진행 중인 18·19·20블록보다 공사비를 올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부산도시공사 관계자는 “단위 면적당 공사 원가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 인건비 상승 등을 고려해 충분히 상승된 건설비용을 산정했다”며 “공공택지 분양은 시민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위치에 분양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무작정 공사비를 올리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에코델타시티 11, 12, 24블록은 20만 1124㎡부지에 총 사업비 1조 6800억 원을 투입해 총 3791가구를 건립하는 사업으로, 민간사업자 공모 후 내년 하반기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 절차를 마무리하는 대로 분양할 계획이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