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학도시 부산, 활기찬 앞날 위해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김삼열 동의대학교 입학홍보처장

‘노인과 바다!’, 부산의 미래를 예상한 암울한 표현이다. 저출산과 고령화, 수도권 편중으로 인한 지방 인구 감소는 대한민국 제2의 도시인 부산의 앞날을 걱정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20대 젊은 층의 부산 이탈은 활력이 넘치는 도시와는 거리가 먼 정체되고 침울한 도시로 향하게 될까 심히 우려된다. 수도권 인구 집중으로 지역이 소멸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늙어가는 부산을 젊은이들로 활기를 띠고 생동력 있는 도시로 만들기 위해 대학이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대학은 부산시에서 활동하는 기업을 포함한 각종 조직 중에서 활력을 가진 젊은이들을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으며, 부산의 젊은 층은 물론 다른 지역의 젊은이까지 데려와 부산을 젊게 하고 인구 감소를 막아주는 역할을 가장 효과적으로 하는 조직이다. 부산시 소재 대학의 신입생 충원은 해당 대학의 사활뿐 아니라 부산시의 생존이 달린 문제이기도 하다는 의미이다.

지난 2020년 12월 14일에 부산시에 소재하는 4년제 대학들은 입학처장(본부장)들을 중심으로 경성대학교에서 부산시가 출자·출연한 공공기관인 부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과 함께 ‘부산 대학 인재 유치 플랫폼’이라는 조직이 출범했다. ‘부산 대학 인재 유치 플랫폼’은 부산시가 기업을 유치하듯, 부산 젊은이의 유출을 막고 다른 지역 젊은이의 유입을 촉진해 고령화와 소멸의 귀로에 서 있는 부산을 구하고 부산에서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지역 대학과 함께 만든 조직이다.

지난 2021년부터 부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 주최로 의·약학계열 학과(의·치·한·약)를 중심으로 공동 입학설명회를 매년 개최해 오고 있으며, 2022년에는 범위를 인문·사회계열로도 확대했다. 또한 2022년 10월 19일에는 타 지역에 소재하는 8개 고등학교에서 각 20명씩의 재학생들을 초대해 ‘부산 탐방 C.F.(connect to the future)’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비록 하루 일정의 행사였지만, 부산항 대교와 북항 재개발 지역이 훤히 보이는 강당에서 부산에 대한 정보를 교수들과 대학생 선배들에게 소개받고 부산의 대표 산업 현장(영화·금융·관광)을 직접 방문·체험하는 유익한 프로그램이었다. 이들이 당장 내년이나 그 다음 해에 부산에 있는 대학에 진학하지는 않을 수 있지만, 그들의 기억에 부산은 멋지고 꼭 살아보고 싶은 매력적인 도시로 남을 수는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어른이 된 뒤, 적어도 휴가를 즐기기 위해서라도 우리 부산을 방문할 매력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예기치 않게 ‘부산 대학 인재 유치 플랫폼’ 추진 동력이 약해질 위기에 처했다. 부산시가 진행하고 있는 공공기관 효율화로 인해,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 25개를 21개로 줄이고 각 기관의 업무 영역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부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은 인재 육성 기능을 다른 기관으로 이관하게 되었다. 전국대학교 입학관련처장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필자로선 이해가 안 가는 대목이다.

지금은 인재 유치 노력이 끊어져서는 안 되는 시기이다. 당장 2024년에 전국의 대학 정원 대비 수험생의 숫자가 5만 명 정도가 모자라는 상황이다. 고3 학생들은 2029년까지 41만~43만 명 수준으로 2000년 대비 반 정도까지 떨어진다. 인재 육성 기능이 타 기관으로 이관되더라도 ‘부산 대학 인재 유치 플랫폼’은 지속적으로 운영돼야 한다. 부산시와 대학 간 공동의 인재 유치를 위한 협업 활동이 중단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공공기관 효율화를 위한 업무 재편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도 그동안 타 지역과 지역 대학 네트워크를 구축해온 부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의 노하우가 사라져서는 안 된다. 부산시에 20대 젊은 인구를 확보하는 것은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 모두가 나서야 하는 부산의 생존 문제가 되고 있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