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한국 식량 안보 ‘일타강사’ 필요
전통시장이나 마트로 장을 보러 가면 물가가 너무 높아 한숨부터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우리나라 식량 자급률은 45.8%, 쌀과 밀을 비롯한 곡물 자급률은 20.2%에 불과하다. 이 수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자급률이 92.8%인 쌀을 제외하고는 주요 식량 작물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이 낮아 식량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이제는 아주 작은 기후 요인이나, 국제 정세의 불안정성에도 가장 취약한 국가가 돼버렸다.
최근 드라마 ‘일타스캔들’에서 일타강사는 “쌤이 저를 30분만 봐주셔도 5000만 원인데, 저를 왜 봐주시는 거예요? 제 엄마 도시락은 1만 원도 안 되는데”라고 묻는 학생에게 이렇게 말한다. “가격과 가치는 다른 거잖아”.
우리나라의 빠른 경제 성장은 제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에 힘입은 바가 크다. 그 사이 농업 생산은 자원 배분의 후순위로 밀려났다. 그 순위 경쟁의 밑바탕에는 가격경쟁력이라는 논리가 단단히 들어앉아 있다. 그러는 사이 기후 위기와 각종 분쟁으로 인해 세계 곡물 생산량 감소가 현실화되었고, 식량 안보에 적신호가 들어와 우리의 일상생활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한국이 아무리 반도체·자동차 등을 수출해 많은 돈을 번다 해도 곡물 생산국들이 수출을 제재해 당장 필요한 식량을 사올 수 없게 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더 늦기 전에 실효성 있는 대책이 체계적으로 마련돼 곡물 자급률을 점진적으로 끌어올려 식량 안보를 튼튼히 해야 할 것이다.
한진 농협구례교육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