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챗GPT 시대 ‘사회복지 상담’
박선숙 동명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최근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사람과 실시간 채팅하는 챗봇이 등장하더니, 곧이어 방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챗GPT의 보급은 인간에게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초기의 챗봇은 대화창에 특정한 메시지 또는 단순한 질문을 입력하면 단순 텍스트로 응답해 주는 방식이었다. 이후 NLU(자연어 이해) 기술의 발달로 문장을 나누어 분석하고 이해해 필요한 답변을 해주는 단계로 발전하였다. 또 텍스트를 포함한 영상, 이미지, 웹주소 등을 결합해서 보여주기도 한다.
챗GPT는 방대한 양의 정보를 딥러닝하여 사람이 쓴 것과 비슷한 문장을 구사해 정답을 알려주는 방식이다. 챗GPT는 공개 단 5일 만에 하루 이용자가 100만 명을 돌파하면서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최근 오픈AI는 세계의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로봇과 연결해 챗GPT 로봇을 만든다고 한다. 언어 모델을 통해 로봇과 드론까지 제어하게 된다면 인간을 대체할 인공지능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챗GPT는 여러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기업에서는 챗GPT를 훈련시켜 고객을 응대하고 인간적인 대화를 하도록 한다고 한다. 부산시교육청은 24시간 온라인 민원 상담 챗봇 서비스 ‘알리도’를 도입해 상담 역할을 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인간 관계를 중시하는 사회복지상담에 있어서도 챗GPT가 가져올 변화에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챗GPT는 다량의 데이터 정보에 대한 경향성을 파악해 정리하는 수준이며, 데이터에 대한 가치 판단 능력이 없는 인공지능일 뿐이다. 특히 인간의 삶과 직결된 문제일 경우에는 온라인 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려운 사람들의 정보가 배제된 채 데이터가 제공될 수 있으며, 부족한 자료에 대해서는 편향적인 데이터가 제공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사회복지 현장의 면대면 상담으로 일컫는 사회복지 상담에 있어서 챗GPT가 정보 제공자로서의 역할은 가능하지만, 상담자의 역할을 얼마나 잘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AI가 생성한 결과물이 인간의 심리·사회적인 지지와 다각적인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그만큼 사회복지 상담은 로봇이 아닌 인간의 영역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하지만 급속히 발전하는 인공지능 기술은 인간을 대체하기까지 불과 몇 년밖에 남지 않았다고 경고하고 있다.
인간과 AI가 동행하는 시대가 곧 도래될 것이기에 사회복지 환경에서도 이제는 안일하게 있을 것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챗GPT 로봇은 인간의 사고와 정서에 맞추어 개발될 것으로 예측된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으로 인해 생존의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 이에 따라 향후 개발되는 AI는 인간의 존엄성과 권리, 자유 및 문화적 다양성의 가치에 적합하도록 설계되어 운용될 필요가 있다.
유네스코(UNESCO)는 2021년 '인공지능 윤리에 관한 권고(Recommendation on the Ethics of Artificial Intelligence)’를 담은 결의를 채택하였다. 여기서 제시하고 있는 AI 윤리 권고를 보면 인간을 중심으로 한 가치와 원칙이 포함되어 있다. AI 윤리 권고의 원칙에는 ① 비례의 원칙과 위해 금지 ② 안전과 보안 ③ 공정성 및 차별 금지 ④ 지속가능성 ⑤ 프라이버시에 대한 권리 및 정보 보호 ⑥ 인간의 감독 및 결정 ⑦ 투명성과 설명 가능성 ⑧ 책무와 책임 ⑨ 의식 및 문해 ⑩ 다중 이해 관계자 및 적응형 거버넌스와 협동 등이 있다. 따라서 인공지능 시대를 맞이하여 인간을 존중하고 보호하면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AI 시스템으로 구현돼 사회복지 향상에 큰 기여를 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