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락한 원도심’ 진주 로데오거리, 청년문화거리로 재탄생할까
시, 청년 문화 거리 조성 계획
시·도비 10억 투입 활성화 도모
“예산 적어 효과 미미” 지적도
한때 전국에 이름을 알렸던 상권이지만 이제는 쇠락한 경남 진주시 로데오거리가 청년 문화 거리로 재탄생 한다. 청년들이 즐길 콘텐츠로 채워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인데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12일 진주시는 경남도 주관 ‘청년 문화의 거리 조성사업’ 공모에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해당 사업은 경남도가 추진하는 청년문화 활성화 지원사업으로, 시는 도비 5억 원·시비 5억 원 등 1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진주 로데오거리 일대에 청년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고 청년들의 각종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한다.
진주 로데오거리는 한때 경남 최고의 패션거리로 이름을 날렸던 상권으로, 오랜 기간 지역 문화·소비의 거점 역할을 해왔다.
지하상가, 전통시장과 함께 삼각형을 이루며 생활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2001년 진주시청이 이전했고, 소비패턴이 인터넷 중심으로 바뀌면서 상권이 크게 위축되기 시작했다.
2010년 40곳이 넘던 브랜드 의류 점포는 이제 4~5곳에 불과하다.
홍혁 진주 로데오거리 상인회장은 “의류매장들 다 빠지고 그 다음에 화장품 매장들이 철수를 했다. 이제 남은 건 본사에서 확실하게 밀어줄 수 있는 휴대폰 매장이나 무인매장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시는 침체된 원도심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고 유동인구를 늘리기 위해 로데오거리에 청년문화를 활성화 시키겠다는 생각이다.
유휴공간을 활용해 청년 로컬브랜드 팝업스토어, 청년 예술인 협업 공간과 오픈 스튜디오 등 청년 문화예술 공유공간을 조성한다.
또 거리 활성화를 위해 매달 세대를 잇는 문화거리 축제를 개최하는 등 진주형 청년복합문화거리를 조성할 계획이다.
로데오거리가 ‘차 없는 거리’를 운영하고 있음에도 콘텐츠가 부족했던 만큼, 이번 사업을 통해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가 있는 복합문화거리로 조성한다는 생각이다.
시는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청년문화 활성화 뿐만 아니라 침체된 원도심 활성화까지 일석이조의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이를 위해 사업기획 단계부터 지역 청년들의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시 관계자는 “청년들이 영감을 교류하고 경험을 소비하며 취향을 연결하는 거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청년들이 직접 만들고 참여하는 지속 가능한 문화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단 투입 예산이 너무 적어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또 앞서 인근 진주중앙시장과 중앙지하도상가에 청년몰을 만들었지만 상권 활성화 등 큰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고, 이미 빈 점포가 생겨나고 있다.
청년거리라고는 해도 주변에 연계할 수 있는 관광자원이나 특색이 없으면 결국 도돌이표처럼 예산 낭비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거리 정비나 주차장 확보 등 인프라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로데오거리의 한 상인은 “전통시장에 여러 번 지원이 나갈 때 로데오거리는 다소 소외돼 있었다. 더 이상 상권이 침체되면 회복조차 힘들다. 다시 유동인구를 끌어들일 수 있도록 예산을 최대한 확보하고 복합적인 방법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