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번째 확진자 이후 잇따라
이들의 연관성 확인 안 돼
관심→ 주의 경보 상향 논의

‘국내 감염’으로 인한 엠폭스 신규 확진자가 잇따르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 모니터에 원숭이두창 감염병 주의 안내문이 표시된 모습. 연합뉴스

국내 엠폭스(원숭이 두창) 확진자가 2명 추가됐다. 최근 잇따른 감염 사례 모두 지역사회 내 전파로 확인되면서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국내에서 신규 엠폭스 확진자가 지난 10일, 11일 차례로 1명씩 발생해 확진자는 모두 8명으로 늘었다고 12일 밝혔다. 신규 확진자 2명은 모두 서울 거주 내국인으로, 최초 증상이 발현한 3주 이내로 해외 여행한 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7번째 확진자 A 씨는 지난 10일 발열 등 전신증상과 피부병변으로 의료 기관을 찾았다. A 씨 증상을 본 의료기관은 엠폭스 감염을 의심했고, 관할 보건소에 A 씨를 신고해 검사받게 한 결과 양성으로 확인됐다. 8번째 확진자 B 씨는 11일 오한과 피부병변 증상이 나타나 스스로 보건소에 신고해 엠폭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재 이들은 모두 격리 병상에서 입원 치료 중이며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태라고 질병관리청은 전했다.

앞서 지난 7일 국내에서 6번째로 확진된 C 씨는 첫 지역사회 감염 추정자다. 전남에 거주하는 C 씨는 해외 여행을 간 적이 없으며, 확진 판정 전 부산 지역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6번째 이후 3명 모두 지역 사회 내 감염이 유력한 상황인데, 이들 사이에 감염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C 씨와 접촉한 36명 가운데 의심 증상이 보고된 이는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위험 이상 접촉자 중 희망자에 대해 선제검사를 한 결과 지금까지 2명이 검사를 받아 음성으로 확인됐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밀접한 신체 접촉 혹은 장시간 대면 접촉으로 감염이 일어나는 엠폭스 특성상 코로나19와 같이 대규모 유행으로 번질 가능성은 작다고 평가했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12일 브리핑에서 “우리나라에서도 지역사회에 일부 (환자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대부분 밀접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특성상 일반적인 인구집단에서 대규모 전파 가능성은 낮은 만큼 충분한 경계는 필요하지만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최근 국내 감염 추정 사례가 잇따르면서 당국은 이번 주내로 위기평가회의 등을 거쳐 엠폭스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하는 것을 논의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첫 확진자 발생 직후 경보를 주의로 상향했다가 지난 2월 8개월 만에 관심으로 다시 하향한 바 있다.

한편 엠폭스는 인수공통감염병으로 보통 발열, 두통, 근육통, 근무력증, 오한, 허약감, 림프절 병증 등을 시작으로 1∼3일 후에 발진 증상을 보인다. 하지만 잠복기가 최대 21일로 길고, 증상이 발생하더라도 눈에 띄지 않는 부위에 발진이 생길 수 있어 즉각적인 파악이 힘들 수도 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