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항 친수공원 관리, 부산시 책임지고 중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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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권 이관 늦어져 야간에는 문 닫아
운영 정상화에 주인 의식·사명감 필요

부산포 개항 147년 만에 친수공간으로 부산시민의 품에 돌아온 부산항 북항 1단계 재개발사업지 내 친수공원과 경관수로. 부산일보DB 부산포 개항 147년 만에 친수공간으로 부산시민의 품에 돌아온 부산항 북항 1단계 재개발사업지 내 친수공원과 경관수로. 부산일보DB

부산항 북항 재개발사업으로 조성된 친수공간이 이달 3일 전면 개방됐지만, 관리가 미흡한 데다 밤에 친수공원의 문을 닫아 개장의 의미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친수공원 소재지 관할 지자체인 중구, 동구가 공원 관리를 나눠 맡기로 했으나 관리권 이관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항만을 재개발한 부산지방해양수산청과 부산항만공사(BPA)가 친수공원 내 공유수면인 경관수로에 대한 관리 책임을 서로 미루는 것도 한 요인이다. 친수공원과 경관수로의 관리 주체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실질적 관리가 안 돼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오후 5시부터 공원을 폐쇄하는 바람에 ‘반쪽 개장’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북항 친수공간은 이달 2~7일 진행된 국제박람회기구(BIE)의 2030월드엑스포(세계박람회) 부산 실사에 맞춰 전면 개방됐다. 개장된 시설은 친수공원(18만㎡), 경관수로(2㎞), 공중 보행덱(332m), 해안 조망대(150m) 등이다. 부산엑스포 예정지인 북항 재개발지의 우수성을 실사단에게 보여 주고, 이곳에서 시민의 엑스포 유치 열기를 알리는 행사를 치르기 위해서였다. 친수공간 개방은 1876년 개항한 북항이 147년 만에 시민 품에 완전히 돌아왔다는 데 더욱 큰 의의가 있다. 하지만 친수공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개장의 의미를 반감시킨 부산시와 관계 기관들의 처사는 질타 받아 마땅하다.

현재 북항 친수공간에 사실상 관리 주체가 없는 것은 부산시, 중·동구, 부산해수청, BPA의 안일함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많다. 그동안 친수공원 관리권을 놓고 시와 중·동구 간 책임 떠넘기기로 중·동구의 분할 관리 결정이 늦어지면서 임시 관리 중인 BPA의 관리권 이관을 위한 협의마저 지연되고 있다. 경관수로의 경우 시는 바닷물이 흐르는 공유수면은 지자체 소관이 아니라면서, 부산해수청과 BPA는 관리권이 상대측에 있다며 회피한다. 이 때문에 북항의 야간 경관을 즐기려고 친수공원을 찾았다가 출입을 막고 불을 끈 시설에 발길을 돌리며 불평하는 시민이 늘고 있다. 경관수로에는 잡다한 쓰레기가 떠다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실정이다.

시민 누구나 언제든지 북항 친수공간에 쉽게 접근해 안전하고 즐겁게 바다를 향유하려면 철저하고도 책임성 있는 관리가 하루빨리 시작돼야 한다. 친수공원 관리권 이관과 경관수로 관리기관 확정이 급선무다. 이를 위해 관계 기관들이 수시로 논의해 신속히 결론을 지을 필요가 있다. 친수공간은 범국가적으로 유치에 나선 부산엑스포의 주무대이자 시민 휴식공간, 중요한 관광자원이라는 점에서 행정의 적극성을 요구한다. 부산시가 북항 재개발지에 대한 주인 의식과 사명감을 갖고 기관들 간 협의와 중재에 노력하는 자세가 절실한 이유다. 친수공간의 조속한 정상 운영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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