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이전 절차 준수 결의안서 ‘무조건 반대’ 속내 드러낸 민주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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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모습.연합뉴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모습.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노골적으로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반대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민주당을 필두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한국산업은행 이전 정상적 절차 준수 권고 결의안’을 발의하기에 이르렀다. 산업은행법 개정 전에 진행되는 정부의 산은 이전 절차는 법 위반에 가깝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는 법적 근거와는 무관한 ‘무조건 반대’하기 위한 주장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김종민(충남 논산계룡금산) 의원은 지난 5일 “산은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는 조항의 산은법을 개정하지 않은 채 이뤄지는 산은 이전 절차에는 문제가 있다”며 이 같은 결의안을 대표발의했다. 산은법 개정을 먼저 한 뒤에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결의안에는 김 의원을 포함해 14명이 이름을 올렸는데 민주당이 12명, 무소속 1명, 정의당 1명이다. 결의안엔 ‘대한민국 국회는 한국산업은행 이전이 법 개정 사항임을 분명히 하며, 현재 진행 중인 정부의 이전 작업은 국회에서 우선 이뤄져야 할 입법 조치의 당위성을 무력화시키는 행동으로 절차에도 맞지 않는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결의안은 최근 금융위원회가 산은 본점을 부산에 이전하는 ‘지방이전기관 지정안’을 국토교통부에 제출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진행되는 이전 작업을 겨냥해 발의된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결의안을 통해 외치는 ‘절차’는 실체 없는 일방적인 주장에 그친다. 산은법이 개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혁신도시법 제2조 등에 따라 산은을 지방이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더라도 본점 소재지가 서울에서 부산으로 변경되는 법률 효과는 발생하지 않아 정부가 현재 진행 중인 이전 절차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특히 지난 정부 공공기관 이전 사례 중 신용보증기금 사옥 이전 내용만 보더라도 이전 절차를 밟은 뒤 본점 조항에 대한 법 개정이 이뤄졌다.

결국 산은법 개정이 선행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이전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민주당 입장은 법에 기대지 않은 무조건 반대식 논리에 가까운 셈이다. 이와 관련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최근 정무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산은의 부산)이전을 원칙으로 하고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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