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일파만파’
송영길 전 대표 측근 녹취 공개
이 대표 사법 리스크 당 확산 우려
윤관석 “다른 취지 발언 왜곡“
국힘 "영화 나올 범죄" 맹비난
더불어민주당이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으로 위기를 맞았다.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불법 정치자금이 오간 정황이 담긴 녹취가 공개된 탓이다. 특히 민주당은 녹취에 민주당 현역 의원의 목소리가 나오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은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의 불법 정치자금 의혹 수사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송영길 당대표 후보 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던 이 전 사무부총장은 지난 12일 재판 1심에서 징역 4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당시 불법 정치자금이 모집됐을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자금을 추적하고 있다.
이 전 사무부총장은 일부 언론을 통해 공개된 녹취에서 “윤관석 (의원을)만나서 그거 줬고, 봉투 10개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다음 날에는 윤 의원이 “다섯 명이 빠졌다”고 말한 내용이 녹취에 포함됐다. 윤 의원은 13일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녹취 관련 보도는 다른 상황에서 다른 취지로 한 발언이다. 이를 봉투를 전달한 것처럼 단정해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번 수사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며 검찰을 비난하고 나섰다. 우상호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여권이)도감청 사건을 덮으려는 의도로 (이번 사안을)급하게 꺼내 든 것 같다”며 “국면 전환용 수사가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불법 정치자금 의혹 수사 자체가 민주당에 정치적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와 여당이 외교·안보 분야 악재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민주당의 지지율 상승세가 꺾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의 사법 리스크가 이재명 대표에서 당 전체로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국민의힘은 이번 검찰 수사가 정국 반전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돈 봉투 선거가 169석을 가진 원내 제1당 당내 선거에서 횡행하고 있었다면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쯤 되면 민주당 전당대회는 ‘돈당대회’ ‘쩐당대회’라고 표현될 정도로 부패한 걸로 보인다”고 비난했다. 김병민 최고위원도 “영화에서나 볼 법한 범죄자들의 공모 행위이지 대한민국 집권당인 국회의원과 핵심 당직자의 통화였다는 게 믿어지나”라며 “두 사람은 송영길 대표를 만들기 위한 전당대회 핵심 조력자였다. 전당대회 이후 당 살림을 책임지는 사무총장과 사무부총장으로 임명된다”고 지적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