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일파만파’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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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전 대표 측근 녹취 공개
이 대표 사법 리스크 당 확산 우려
윤관석 “다른 취지 발언 왜곡“
국힘 "영화 나올 범죄" 맹비난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오른쪽)과 노웅래 의원이 13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오른쪽)과 노웅래 의원이 13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으로 위기를 맞았다.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불법 정치자금이 오간 정황이 담긴 녹취가 공개된 탓이다. 특히 민주당은 녹취에 민주당 현역 의원의 목소리가 나오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은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의 불법 정치자금 의혹 수사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송영길 당대표 후보 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던 이 전 사무부총장은 지난 12일 재판 1심에서 징역 4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당시 불법 정치자금이 모집됐을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자금을 추적하고 있다.

이 전 사무부총장은 일부 언론을 통해 공개된 녹취에서 “윤관석 (의원을)만나서 그거 줬고, 봉투 10개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다음 날에는 윤 의원이 “다섯 명이 빠졌다”고 말한 내용이 녹취에 포함됐다. 윤 의원은 13일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녹취 관련 보도는 다른 상황에서 다른 취지로 한 발언이다. 이를 봉투를 전달한 것처럼 단정해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번 수사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며 검찰을 비난하고 나섰다. 우상호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여권이)도감청 사건을 덮으려는 의도로 (이번 사안을)급하게 꺼내 든 것 같다”며 “국면 전환용 수사가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불법 정치자금 의혹 수사 자체가 민주당에 정치적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와 여당이 외교·안보 분야 악재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민주당의 지지율 상승세가 꺾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의 사법 리스크가 이재명 대표에서 당 전체로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국민의힘은 이번 검찰 수사가 정국 반전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돈 봉투 선거가 169석을 가진 원내 제1당 당내 선거에서 횡행하고 있었다면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쯤 되면 민주당 전당대회는 ‘돈당대회’ ‘쩐당대회’라고 표현될 정도로 부패한 걸로 보인다”고 비난했다. 김병민 최고위원도 “영화에서나 볼 법한 범죄자들의 공모 행위이지 대한민국 집권당인 국회의원과 핵심 당직자의 통화였다는 게 믿어지나”라며 “두 사람은 송영길 대표를 만들기 위한 전당대회 핵심 조력자였다. 전당대회 이후 당 살림을 책임지는 사무총장과 사무부총장으로 임명된다”고 지적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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