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폐허 위 평화의 꽃 피운 ‘피란수도 부산 유산’, 전 세계에 알릴 기회[부산엑스포 is good]
[부산엑스포 is good] 유네스코 세계유산
부산항·경무대·아미동 비석마을…
불굴의 한국인 정신 여실히 보여줘
등재 여부 기다리는 가야고분군 등
경남에도 자랑스러운 유산 산재
2030세계박람회 부산 유치는 한국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널리 알릴 좋은 기회다.
유엔 전문기구 중 하나인 유네스코는 1972년 ‘세계유산협약’을 채택하고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등재해 왔다. 이 협약은 인류 보편적 가치를 지닌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을 발굴하고 보호·보존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종류는 세계유산, 무형문화유산, 세계기록유산 세 가지로 나뉜다.
부산에서는 ‘한국전쟁기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이 현재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올라 있다. 부산시는 2028년 세계유산 등재를 목표로 분주히 움직였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동래야류’와 ‘수영야류’가 무형문화유산에, 1997년 10월 ‘조선왕족실록’과 2017년 10월 ‘조선통신사에 관한 기록’이 세계기록유산에 각각 등재됐다.
이 중 한국전쟁기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은 전쟁으로 폐허가 된 땅에 평화의 꽃을 피워 낸 불굴의 한국인 정신을 여실히 보여 준다. 부산항 제1부두, 경무대, 임시중앙청, 아미동 비석 피란주거지, 미국대사관 겸 미국공보원, 유엔묘지 등 9개 유산이 하나의 이름으로 묶여 있다.
전 세계에 자랑하고픈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부산과 인접한 경남에도 있다.
2000년 전 한반도 하단에 존재했던 가야를 알릴 수 있는 ‘가야고분군’이 그중 하나다. 현재 이 유적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여부 결과만 기다리고 있다. 등재 여부는 세계유산위원회가 오는 9월 10~25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여는 회의에서 결정한다.
가야고분군은 1~6세기 한반도 남부에 존재했던 가야의 고분군 연속 유산이다. 경남 김해시 대성동고분군, 함안군 말이산고분군, 합천군 옥전고분군, 고성군 송학동고분군, 창녕군 교동·송현동 고분군과 경북 고령군 지산동고분군, 전북 남원시 유곡·두락리 고분군이 포함된다.
우리나라 불교문화를 들여다볼 수 있는 사찰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돼 있다. 경남 양산시 통도사는 2018년 세계유산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으로 등재된 7개 사찰 중 하나다. 승려가 불상을 모시고 불도를 닦으며 교법을 펴는 승원으로서의 특징을 잘 유지해 왔다.
경남 합천군 해인사의 경우 세계유산 1점과 세계기록유산 1건을 보유하고 있다.
흔히 팔만대장경으로 불리는 ‘고려대장경판 및 제경판’은 2008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13세기 고려 왕조 후원으로 목판에 삼장을 새겨 경판을 제작한 ‘고려대장경’ 8만 1258판과 해인사가 별도로 1098~1958년에 제작한 ‘제경판’ 5987판이 함께 올랐다.
경남 함양군 남계서원은 ‘한국의 서원’ 9곳 중 하나로 2019년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서원은 조선시대 사설 교육기관이자 선현을 모시고 제향을 올리는 곳이다. 남계서원은 조선 초기 성리학자인 일두 정여창 선생의 학문과 사상을 기리기 위해 1552년 지방 유생들이 건립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측은 부산시가 2030세계박람회를 유치하면 빼어난 한국의 유산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노지원 홍보팀장은 “한국을 찾는 사람에게 우리가 가진 최신 기술과 산업 발전 동향을 보여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문화·예술·역사·자연 등 다양한 유네스코 유산도 홍보할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