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파크골프협회 ‘내홍’… 파크골프 활성화 빨간불?
회원들 “협회장 독선적 일처리…사퇴해야”
협회장 “협회 흔들기… 법적 대응 검토”
깊어지는 갈등에 시체육회 개입 고려
경남 진주시파크골프협회가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협회 운영 방식을 놓고 협회장과 회원들 사이에 갈등이 벌어진 건데, 지역 파크골프 성장세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진주시는 우리나라 파크골프의 시발지로 알려져 있다.
과거 공무원들이 노인복지시설 견학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 뒤 파크골프를 도입했으며, 지난 2021년에는 ‘대한민국 파크골프 시발지’ 표지석도 세워졌다.
파크골프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회원 수도 급격히 늘었다.
현재 협회는 70여 개 클럽, 4000여 명의 회원으로 구성돼 있는데, 지난 2021년 기준 600여 명에서, 불과 1년 여 만에 6배 넘게 성장했다.
현재 속도라면 올 연말쯤 회원 수가 7000~8000명까지 늘어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지역 파크골프 인기는 최근 협회 내부 갈등으로 인해 급격히 사그라드는 중이다.
협회 회원들은 “A 협회장이 독선적으로 일 처리를 하고 있고, 임원진은 이를 방조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집행부가 이사회 총회 승인 없이 사업을 진행하려고 시도해 예산 낭비를 초래했고, 올해 이사회 총회에서 방만한 예산 집행과 허술한 결산보고서가 지적돼 1800여만 원을 회수 조치 당했다는 것. 또 파크골프 교육생 교육비를 이사회와 총회 승인 없이 인상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13일에는 회원 400여 명이 시청 앞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협회장과 임원진의 일괄 사퇴를 요구하며 협회의 진주시 ‘관리단체’ 지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반면 A 협회장은 회원들의 주장은 협회 흔들기에 불과하며, 이 같은 주장과 행동이 반복될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A 협회장은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작년 감사 결과 아무런 문제가 없었으며, 협회장 임기를 채우겠다”고 강조했다. 또 “퇴임 집회를 주동하는 이들은 그 어떤 책임도 감수해야 할 것”이라며, “위법이나 탈선으로 사법처분을 받아야 한다면 당연히 책임지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개선·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양측의 대치가 이처럼 팽팽하게 맞서면서 자칫 지역 파크골프 활성화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진주시체육회에서 관리단체 지정을 검토하고 있는데, 실제 지정이 될 경우 최대 2년 동안 운영 전반에 시의 관리를 받게 된다.
대회 출전은 물론, 회원 모집과 교육 등에도 차질이 불가피 해지는 셈이다.
진주시파크골프협회 관계자는 “갈등이 계속되면 파크골프 전체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특히 관리단체로 지정되면 대회 출전이나 회원 모집이 안 되기 때문에 파크골프가 침체될 수 있다. 양측의 원만한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